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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채널옥트 박혜영 대표 "'만드는 녀석들' 글로벌 메가히트 시트콤 될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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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옥트 박혜영 대표[OBS플러스=김숙경 기자] 채널옥트는 어떤 제작사냐고 물어보자 한 순간의 고민도 없이 스타트업이라고 말한다. 스타트업이라면 실리콘벨리의 IT기업들부터 떠오르기 마련인데 콘텐츠 제작사인 채널옥트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스타트업이라고 밝힌 데는 그만의 이유가 있을 터.

채널옥트는 현재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먹방 예능인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시트콤 '만드는 녀석들'의 제작을 확정지었다.

원작 영화를 드라마로 만들 거나 반대로 드라마를 영화로 만드는 기획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경우는 생소한 것 같다고 말하자 채널옥트의 수장인 박혜영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게 바로 채널옥트를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단적인 예라는 것.

박혜영 대표를 상징하는 이미지는 '젊다'였다. 그리고 자신감이었다. 2019년 2월 22일에 채널옥트를 설립했으니 이제 2년 4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채널옥트 역시 박혜영 대표 만큼이나 젊은 기업이었다. 그리고 채널옥트는 현재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들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자신감은 채널옥트에서 준비중인 작품 라인업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먼저 채널옥트란 제작사를 창업한 계기부터 물어봤다. 기자출신이었다고 하는 박혜영 대표는 2018년 11월에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아시아 최초의 넷플릭스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이야기부터 꺼내 놓는다.

박 대표는 "그때 전 기자신분으로 싱가포르에 갔던 거였어요. 취재를 위해 넷플릭스 컨퍼런스에 참석했어요. 네, 맞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했던 그 마리나 베이 샌즈" 박혜영 대표는 바로 어제 겪은 일인 양 말을 이어갔다. "거기서 전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의 격류 속에 서 있는 느낌이었어요. TV에서 OTT로, 극장에서 OTT로 윈도우가 옮겨가는 절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느낀 거죠. 충격과 흥분의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창업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살아남기 위해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 형태가 가장 적합하단 판단을 했어요. 그렇게 채널옥트를 설립했죠"

가장 궁금한 게 스타트업 제작사라는 점이었다.

"스타트업이라고 우리 스스로를 정의한 건 우리가 거대한 자본력으로 움직이는 제작사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세우는 제작사임을 내외부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그제야 그들이 스타트업이란 기치를 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올해 제작되는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시트콤 '만드는 녀석들'이 스타트업으로서의 채널옥트를 제대로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서 말씀하셨지만 영화를 드라마로, 드라마를 영화로 만드는 스핀오프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예능을 시트콤으로 만든다는 발상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스타트업이기에 가능한 발상의 전환이었죠"

박혜영 대표의 말처럼 '만드는 녀석들'은 확실히 발상의 전환이 빛나는 기획이었다. 하지만 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건 그만큼 그 기획에 위험요소도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위험요소보다는 기회요소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거였죠. '맛있는 녀석들'이란 프로그램은 어린 학생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온 국민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이것 만한 기회요소가 있을까요? 게다가 그게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던 거죠. 우리의 먹방 프로그램들이 K-먹방이란 이름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만드는 녀석들'은 그럼 어떤 시트콤일까? 어떤 이야기를 담게 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의 고군분투를 담을 생각이에요. 모두들 궁금해 하잖아요. 네 MC들이 저렇게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다른 스태프들은 뭘 하는지, 그들도 그 음식을 먹어보는지, 정말 네 MC들은 방송에서 보여지듯이 정말로 잘 먹는지, 식당들은 어떻게 섭외 되는지, 어떤 실수담들이 있는지…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시트콤으로 충분히 담아낼 생각이에요. 하지만 기본은 평범한 직장인들의 이야기에요. 우리들의 이야기인 거죠. 거기서 공감대를 이끌어낼 생각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시트콤이었을까.

"우리 목표는 무척 재밌는 '맛있는 녀석들'보다 몇 배는 더 재밌는 걸 만들자는 게 목표였어요. 그렇다면 시트콤 만한 게 없었던 거죠. 그리고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시트콤이란 판단을 했어요. '김씨네 편의점'이나 '빅뱅이론'같은 시트콤을 보면 상이한 문화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음에도 그냥 재밌잖아요. 웃음이 가진 힘이죠. 우린 우리가 만드는 '만드는 녀석들'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메가히트 시트콤이 될 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

그럼 자연히 다음 라인업도 기대하게 된다. '만드는 녀석들'에 이어 채널옥트가 기획개발 중인 작품은 '시크릿 와이프'라는 제목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였다. "작년이 그랬어요. 코로나 우울증이라고 할까요? 하루하루 울적하고 기운이 없었어요. 그때 생각했죠. 나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모두가 기운 차릴 수 있도록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이죠"

그런데 드라마라는 게 이게 재밌겠다 싶어도 즉석에 튀어나오는 게 아니다. 기획개발 단계에서만 몇 개월이 아니라 해를 넘기기도 일쑤인 게 드라마다.

"기획이란 게 올해 유효했다고 내년에 유효하긴 쉽지 않죠. 시의성이란 게 무척 중요한데 말이죠. 그 동안 많은 제작사들이 이 점에 있어 운에 기대곤 했어요. 아주 엉뚱한 작품들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에요. 최대한 기획개발을 빨리 마치는 것 뿐이에요"

그렇다면 '시크릿 와이프'는 어디까지 진행된 것일까.

"작년 8월에 시작된 기획이 현재 8부 대본까지 완성돼 있어요. 초특급의 속도로 진행된 거에요. 일반적인 제작사가 소요하는 기간의 1/3 정도의 속도로 개발된 거죠. 그러면서도 완성도 또한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어요. 가장 필요한 때 가장 필요한 드라마를 선보이는 게 채널옥트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제목이 심상치 않은데 어떤 내용일 지 궁금했다.

"어릴 적 인기 아역배우였지만 이제는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랜 공연주라는 여성이 주인공이에요.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은 버릴 수가 없어서 역할대행 업체에서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차도우라는 이름의 피아니스트와 열혈형사 서재열의 부인 역할을 동시에 해야만 하는 웃픈 상황에 처하게 되죠. 아주 멋진 두 남자 사이에서 일과 사랑으로 갈등하며 유쾌한 해프닝을 연발하는 연주의 기간한정 발칙달달 듀얼 로맨스입니다"

흥행감각이 빛나는 채널옥트의 라인업이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박혜영 대표는 그 다음 라인업은 '경성이 서울을 만났을 때'라는 제목의 영화라는 말을 했다. 작품에 대해 물어보니 제1회 서울 스토리 드라마 대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항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소재가 쉽지 않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함부로 다루기 쉬운 소재도 아닐 뿐더러 큰 흥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흥행만 바라보고 하는 작품이 아니에요. 하지만 누가 됐던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본을 읽었는데 단순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어둡거나 우울하지 않게 풀어낸 게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판타지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할머니들과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새겨진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에요. 다음 웹툰으로 연재가 완료된 작품이기도 해요. 이미 대중들의 검증은 마친 이야기입니다. 그걸 이제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내야만 하는 거죠"

올해 '만드는 녀석들', 내년에 '시크릿 와이프'와 '경성이 서울을 만났을 때'를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나면 그 다음 해엔 '황제'라는 제목의 초대작이 예정돼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 '신기전'을 드라마화 한 '황제'는 제작비가 200억원을 상회할 채널옥트의 텐트 폴이 될 작품이다.

"글로벌 OTT를 위한 킬러 콘텐츠가 될 예정이에요. 8부작 드라마로 기획하고 있어요. 영화 신기전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이만희 작가가 이번 드라마의 극본 또한 맡을 예정이에요. '황제'는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 사극으로 영화 이상의 스케일이죠. '킹덤'으로 인해 K-콘텐츠에 대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글로벌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작품으로 '황제'만한 작품이 없다고 생각해요. 화제성도 충분하고요"

박혜영 대표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채널옥트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기승전결이 살아있는 드라마틱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드는 녀석들'로 화제성을 띄고 '시크릿 와이프'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한 뒤 '경성이 서울을 만났을 때'를 통해 이야기의 가치를 증명한다. 그리고 '황제'로 이야기 산업을 주도하게 되는 건 클라이맥스. 그런데 박혜영 대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 전에 배명훈 작가의 SF소설 '타워'의 드라마화 판권 협의를 마치고 계약체결을 앞두고 있어요. '타워'는 블랙 코미디적 색채가 짙은 아주 유니크한 SF소설이에요. 읽어 보시면 배명훈 작가가 창조해낸 빈스토크라는 아주 환상적인 배경에 매료되고 말 거에요. 넷플릭스의 인기작인 '블랙미러' 이상의 글로벌한 성공을 확신하고 있어요"

이 정도의 라인업은 국내 메이저 제작사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할 정도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계획들을 이미 벌어진 일을 이야기하는 것 마냥 자신 있게 말하는 박혜영 대표의 패기에 압도되고 말았다. 우리 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박혜영 대표와 같은 젊은이들이 존재하는 한 밝게 빛날 것이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목표에요. 오직 그 목표만을 향해 달려갈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아마도 채널옥트의 멋진 작품들에 대한 기다림은 그다지 길지 않을 것이다. 자신감 넘치고 환하기만 한 박혜영 대표의 미소를 보며 확신이 들었다.

(사진=채널옥트)

[김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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