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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화장실서 단 14초 함께 있었는데…무서운 델타변이, 中 역학조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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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 14초만에 전파된 것이다.

최근 중국 광저우시 보건당국은 최초 델타변이 감염자를 시작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델타변이 감염자인 궈씨(75)는 지난달 중순 한 건물 내 화장실을 찾았다가 당일 화장실에 있던 송씨(74)에게 옮겼다. 이들이 함께 있던 시간은 45초에 불과했다. 감염사실을 몰랐던 송씨는 이틀 뒤 한 식당을 방문했고 처음 보는 황씨(58)와 마스크 착용을 안한 채 잠시 대화를 나눴다. 폐쇄회로(CC)TV에 기록된 시간은 1분 40초였다. 이 시간 동안 델타변이는 황씨에게 전파됐고 세번째 확진자가 됐다. 황씨는 이후 지난달 25일 카페 화장실에서 루씨(34)와 만났다. 함께 머문 시간은 14초. 이후 루씨는 네번째 감염자가 됐다.

중국 당국은 백신을 맞은 사람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며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한편 델타 변이는 영국을 비롯해 유럽 일부 국가, 러시아, 미국, 중국 등 전세계에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92개국에서 델타변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는 오는 8월이면 대륙 신규 확진의 90%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ECDC는 올 여름 백신 미접종 젊은층들 사이에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하면서 8월초에 신규 감염의 70%까지 증가한 후 월말에는 9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델타변이 확산에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190건이 발견됐다며 유입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4일 "전 세계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52만명으로 7주 연속 감소했으나 델타형 변이 확산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델타 변이가 190건이 확인됐고 지역감염 사례가 3건 보고돼 유입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주 러시아 모스크바 확진자의 90%, 영국 신규 확진자의 90%가 델타형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영국과 러시아 등 최근 델타형이 주로 확인되고 있는 국가에서 증가세가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2주마다 델타 변이 감염자가 배로 증가하면서 감염자 비중이 20%까지 오른 상태다.

정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해외유입 차단과 국내확산 방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방접종률이 높은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높은 발생이 지속되고 있으며, 델타형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예방접종과 함께방역 수칙 준수가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격리면제제도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해외입국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국가는 방역 강화 국가로 지정해 입국관리를 더욱 철저히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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