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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흙수저' 최민철, "한국오픈만 오면 마음 편해진다"..3년만의 타이틀 탈환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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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첫날 공동 선두


파이낸셜뉴스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에서 개막한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자리한 최민철이 6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코오롱한국오픈대회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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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천안(충남)=정대균골프전문기자】모든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공정한 경쟁을 거쳐 진정한 챔피언을 가린다고 해서 많은 골프대회들이 대회명에 '오픈'을 붙인다. 특히 내셔널 타이틀 대회는 더욱더 오픈의 가치를 실현하려 노력한다. 올해로 63회째를 맞는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감동적인 인간 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이 매년 탄생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3년전인 2018년 코오롱한국오픈에서 투어 데뷔 8년만에 생애 첫 승을 거둔 '흙수저' 최민철(33·우성종합건설)도 그 중 한 명이다. 우승 직후 최민철은 자신이 골프에 정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양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친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골프를 그만 둬야할 시점서 기꺼이 손을 내밀어준 장상호(58)씨였다.

당시 두 사람의 기막힌 사연은 많은 골프팬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2011년 코리안투어에서 데뷔한 최민철은 철저한 생계형 골퍼였다. 경제적 여건으로 레슨과 투어를 병행하느라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시드를 습관처럼 잃게 되면서 2017년까지 무려 7차례나 연속으로 시드전에 도전했다. 물론 모두 합격이었다.

그런 그에게 한국오픈 우승이 자신의 골프 커리어에 엄청난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은 당연했다. 5년간 투어 시드를 보장 받은데다 그 이듬해에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디오픈에도 다녀왔다. 시드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자 골프가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신장 171cm, 체중 67kg의 골프 선수로는 왜소한 체격 조건임에도 그는 타고난 감각으로 스테디한 플레이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 시즌 경기력이 더욱 견고해졌다. 우승은 없지만 3차례 '톱10'에 입상하면서 제네시스 포인트 6위, 제네시스 상금 순위 8위에 자리하고 있다. 샷 데이터를 보아도 그는 투어 최정상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99.91야드로 전체 16위다. 가장 강점을 보이는 것은 그린 플레이다. 평균 버디수는 4.05개로 전체 1위, 평균 퍼트수는 1.74타로 전체 2위다.

최근의 상승세는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파71·7326야드)에서 개막한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서(총상금 13억원·우승 상금 4억원)도 그대로 이어졌다. 3년만에 타이틀 탈환에 나서는 최민철은 더블보기와 보기를 나란히 1개씩 범했지만 버디 8개를 잡아 5언더파 66타를 쳐 호주동포 이준석(33)과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해 통산 2승 기회를 잡아 나갔다(16시 현재).

그는 이 대회만 오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민철은 "편안했다. 다른 대회와 다르게 차분했고 그래서 그런지 경기도 수월하게 잘 풀렸다. 전체적으로 다 잘 됐는데 특히나 아이언 샷이 좋았다. 3~4m 버디 찬스에서도 퍼트가 잘 떨어졌다"고 선전하게 된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8년보다 페어웨이 폭이 확연하게 좁아져 티샷에 애를 먹었다. 당시에는 그린이 딱딱하고 빨라서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해도 공이 튀어 나갔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페어웨이 폭이 좁고 러프가 길지만 그린이 부드러워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통산 두 번째 우승 가능성을 묻자 "당연히 욕심난다.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17년에 한국오픈에 처음 출전했고, 최종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서 공동 6위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018년도에 우승을 했다. 많은 의미가 있는 대회다"고 자신이 우승에 욕심을 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에 대해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훈련했다. 체력적인 부분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이 개막전부터 잘 적용됐다"면서 "체력, 정신적인 부분이 발판이 돼 아직 우승은 없지만 꾸준한 경기력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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