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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자동차 이어 조선업계도 노사 갈등으로 깊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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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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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초대형 악재가 사라지며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산업계가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조선업계가 노조 등살에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의 포문은 열었지만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기 휴가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지난해보다 2달이나 빠른 지난달 26일 노사간 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갖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주요 안건으로 임금인상과 전년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비롯해 현 60세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 개시연령인 65세까지 늘려달라는 정년연장안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임금동결과 무분규 교섭이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노조는 내달까지 회사 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이 최근 현대차가 미국에 8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심화된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시 노조측은 "해외공장 투자로 인한 조합원 불신이 큰 마당에 노조와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조의 요구와 관련해 조합원 사이에서는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노조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는 정년 연장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어 노노 갈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말 노사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교섭에 본격 나섰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3년간 임금동결한 만큼 올해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 등의 노조 제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초 서바이벌 플랜을 통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노사 갈등도 심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기존 노조가 임금협상 과정에서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년째 임단협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소수노조가 재교섭을 요구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어서다. 다만 기업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회사의 부담을 커질 수 밖에 없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주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노사 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 강도를 높이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매각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제94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다음달 6~9일 매일 8시간씩 전면 파업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의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 1월 출범한 이후 전면 파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2019·2020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지난 4월 총회에서 부결됐는데도 사측과의 교섭이 재개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연일 수주 낭보를 전하며 순항하던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파업으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 80% 이상을 달성했지만 노사 갈등으로 하반기 사업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노사 갈등이 심상치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올해 말 현대중공업과의 기업결합을 앞두고 있지만 노조의 반대가 거세지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청와대(서울)·경남도청(경남 창원)·거제시청 등에서 동시 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사업 호황기 진입을 앞두고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것은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항변하며 이번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된 산업계 분위기가 최근 살아나고 있지만 매년 반복되는 임단협에 따른 노사 갈등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노사가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위해 한 팀이라는 인식으로 협력해 빠른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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