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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임직원 복리후생인데"…삼성, 공정위 제재에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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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뉴스1


삼성전자는 24일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웰스토리에 구내식당 일감을 몰아준 사건과 관련, 역대 최대 과징금을 포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강도 제재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돼 유감스럽다"며 공정위 제재 조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정위의) 법리 판단이 일방적이고 전원회의에서 심의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또 "웰스토리가 핵심 수익원(캐시카우)으로서 합병 과정에 기여했다는 등 고발 결정문과 상이한 내용이 (공정위 보도자료에) 언급돼 여론의 오해를 받고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예단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삼성 미래전략실이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을 지시했다는 공정위 발표에 대해서도 "부당 지원 지시는 없었다"며 "당시 경영진이 언급한 것은 '최상의 식사를 제공하라', '식사 품질을 향상하라', '직원 불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었고 회사로서도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전원회의 의결서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임을 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잘못을 떠나 이번 일로 국민들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관련 제도를 더 세심하게 살펴 다시는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공정위 제재 직전인 지난달, 사업자 스스로 피해구제 방안 제시와 함께 문제를 바로잡는 절차인 '동의의결'을 공정위에 신청한 바 있다. 바로 직전엔 다른 대기업들과 함께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고 사내급식 일감도 외부에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선포식에 참여했고 "아주 힘들고 고단한 과정이란 점을 잘 안다"며 이례적으로 일감 개방에 나선 기업들을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다. 공정위에선 삼성웰스토리가 부당지원을 바탕으로 벌어들인 돈이 결국 총수 일가에게 흘러갔다고 봤다. 공정위는 삼성전자 등 4개 사와 삼성웰스토리에 부당지원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349억2,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당지원을 주도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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