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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문답]이주열 한은 총재 "연내 금리인상...통화·재정 엇박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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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중 금리인상을 시작할 뜻을 거듭 확인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도 개선되는 등 경제 회복세 뚜렷해지면서 수요 측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따른 확장 재정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통화·재정정책 공조가 반드시 비슷한 방향과 강도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COVID-19) 회복 과정에서 통화·재정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약하는 것이 아닌 바람직한 정책 운용"이라고 해명했다.

머니투데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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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의 일문일답

-한은 통화정책과 정부 재정정책 간 엇박자 논란이 나온

▶최근에 일부 언론에서 엇박자라고 하는 기사를 본 적있다. 기본적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의 조화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늘 이야기 한다. 조화적 운영의 정도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거시 경제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조화로운 운용, 경우에 따라선 통화재정정책 공조라는 표현도 쓰는데 그것은 반드시 모든 방향과 비슷한 강도로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본격적 회복세에 진입하게 되면 통화·재정정책 조합도 그에 맞게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통화정책은 거시정책이다. 경기나 물가 등 거시 상황을 보고 운용하는게 통화정책이고 거시쪽 측면에서 봤을 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선 정도에 맞춰서 완화 정도를 조정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 제거해 나가는 것이 취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재정정책은 부문별로 불균등하다고 했으니 취약부문, 사실상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그런 부분으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통화·재정정책의 상호 보완적인 바람직한 정책 조합이다. 정부 재정이 미래를 대비하는 쪽으로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면 저희들이 통화정책 정상화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계층의 어려움을 재정 정책에서 커버(보완) 해주게 돼 오히려 통화정책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된다.

-최근 물가가 올랐다고 하지만 공급 측면과 기저효과 영향이 크고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1%대 중반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통화정책 최우선 목표인 물가를 고려했을 때 금리 인상 근거가 충분치 못한 것은 아닌가

▶지난번에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연내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겠다 말했다. 사실상 지금의 금리 수준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닥쳐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을 때, 또 물가 상승률이 0%대에 있었던 상황에 맞춰 이례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례적인 완화 정도를 경제 개선에 맞춰서 조정해나가는 금융정책 정상화를하겠다고 말했다. 회복세에 맞춰서 정상화 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특히 최근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뚜렷해지고 있고 가계부채(빚)가 여전히 큰 폭 증가하고 있다. 금융불균형이 그야말로 누적되고 있는데 유의해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성 날로 커지고 있다. 한은 책무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 부여돼 있는데 금융불균형을 소홀하게 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에도 굉장히 큰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물가 상황 외에 금융안정, 금융불균형 상황에도 유의해서 통화정책 운용하는게 당연하다.

-빠른 경기 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 압력도 커지고 있어 하반기 내외도 2% 등락할거라 전망했다. 지금과 같은 경기회복 기조가 이어간다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를 넘을 가능성 있나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회복세가 빨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지난달 물가 전망을 했을 때에 비해서 한달만에 조금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면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상당히 컸는데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고,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한달 전 전망 수준을 넘어 70달러를 웃돌고 있다. 특히 유가는 국내 물가파급 효과가 상당히 커 예상했던 것보다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물가 전망치에 비해 상방 리스크가 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빠른 경기 회복으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는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는지 혹은 인플레 우려할 만큼 수준으로 커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금리를 조정해야 할만큼의 물가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나

▶반복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앞으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은 지금보다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로 커질 수 있느냐는 앞으로의 경기 회복세에 달려있다. 특히 소비 개선 흐름 속도나 강도 등에 따라 소위 물가 상승 압력이 어느정도 진행될지가 많이 좌우된다. 사실상 또 수요 측면 요인 외에도 공급측에서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데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장기화 될지, 그 또한 향후 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에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 기대심리에 영향 미칠 것이고 그에 따라 높은 물가 상승률이 보다 지속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금 금리수준은 0%대 물가와 경기가 침체됐던 상황에 대응해 낮춘 것이고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다. 금리 인상을 긴축으로 볼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물가안정목표가 2%인데 연간 물가상승률은 2013년 이후 한번도 넘지 못했다. 통화정책으로 2%대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반증 아닌가.

▶답을 드리기에 앞서 왜 물가수준이 오래 물가 목표수준을 하회하는 저 인플레이션 상태였는지 그 요인을 먼저 설명하겠다. 많은 나라에서 물가 목표를 2%로 설정하고 있는데 2013년 이후에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하회해온 것은 사실이다.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세계화가 진전되고 온라인 거래가 확산된 데에 따른 구조적 요인 영향이 상당히 컸다. 또 국내 요인으로 보면 정부의 정책이 상당히 영향을 줬다. 무상교육 확대와 무상급식 확대 등 정부의 복지정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온 점도 물가 상승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금융위기 이후에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하회하는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고 주요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물가 목표 2%는 그야말로 단일 연도 목표가 아니고 중기 시기에서 추구해야 할 적정수준 인플레이션이 2%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기간 내에 달성하려고 한다면 거시경제의 안정이 저해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중앙은행도 중장기 시기에서 2%를 추구하는 그런 신축적인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물가에는 금리 외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조금 전 언급했던 글로벌 차원의 구조적 요인이나 정부 정책 영향이 물가에 상당 부분 작용한다. 금리 하나만으로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중앙은행이 중기시기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가 2%가 적정하다고 보고 어쨌든 통화정책 운용 차원에서도 이런 목표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계속 할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데 걸린 시간 각각 14개월, 12개월이다. 코로나 위기에는 불과 4개월 만에 상승전환했다. 상승 전환 기간이 짧다는 것은 그만큼 인플레 우려가 크다는 것인가.

▶근원 인플레이션은 경기가 수축 국면에 있을 때는 낮아지다 돌아서게 되면 다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이번 위기 경우에도 경기 회복과 더불어서 근원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최근 경기 회복이 과거 위기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비교적 이른 시점에 상승세로 전환하게 됐다. 근원 인플레이션의 상승 전환 기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고 예단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최근 우리 경제 회복세 빨라지면서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임은 틀리없다.

-최근 한은에서 기준금리 한두번 올린다고 해서 긴축으로 볼 수없다는 언급이 나오고 채권시장 중심으로 총재 임기 만료 전 두번 인상 가능할 것이란 전망 확산되고 있다. 시장 기대와 채권금리 반응이 합리적이라고 보나

▶상당히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금년에 적절한 시점부터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저희들이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나서 시장에서 인상 시점과 인상 횟수와 관해서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원론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상 통화정책을 금년 언제부터 어떤 속도로 정상화 해나갈지라는 것은 결국 경제 상황, 물가는 물론이고 금융불균형 진행 정도,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간에 이런 상황을 거의 뭐 상시 지켜보면서 늦지 않은 시점에 정상화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상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격차는 통화정책 방향 뿐만 아니라 해외 금리 동향, 수급여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통화정책 방향과 관한 시그널을 보내면서 늘 유념하는 것은 시장과의 소통이다. 특히 금리정책 정상화 방침을 밝힌 이후에 경제주체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한다고 할까, 미리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시장금리 차 등을 봐가면서 이것이 과도하든가 메세지가 충분치 않는다고 한다면 간극을 좁혀나가도록 노력을 할 것이다.

-GDP갭률 마이너스 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올해 몇월쯤 플러스 전환을 예상하나

▶최근 국내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 GDP(국내총생산)갭이 축소되는 속도도 당연히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실상 GDP갭을 추정한다는 것이 간단한 건 아니다. 여러가지 불확실성도 있지만 이용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간이 추정해보면 현재의 마이너스 갭이 내년 상반기 정도에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을거라고 보고 있다. 성장세가 저희들이 보고 있는 전망치, 예상치 보다도 더 확대된다고 하면 해소 시기도 더 앞당겨질 것이고 경우에 따라선 금년 말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현재 전망치 바탕으로 추정해보면 내년 상방기 중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날 김부겸 총리가 대정부질문에서 한은 금리 인상에 대해 재정당국 협의 필요하다는 말 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또 1~2회 금리인상은 긴축이 아니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인가

▶재정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거시 정책을 운영하는 통화당국과 재정운용하는 쪽하고 조화적 운영이 필요하다. 한은법에도 나와있지만 서로의 정보를 공유한다든가 현상황에 대한 인식, 정책효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한 두번 금리를 올린다고 긴축 아니지 않느냐는 집행 간부의 발언이 있었는데 지금의 통화정책 완화 정도가 실물경제에 비춰봤을 떄 상당히 완화적이라고 본다. 간부가 긴축이 아니라는 (표현한) 것은 한 두번 올린다고 해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금리를 조금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는 저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연내 통화정책 정상화할 필요 있다고 명시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정상화 필요성 더 강해진 것인가

▶지난번 창립기념사를 내며 연내라고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표현을 한 것이다. 며칠 사이에 상황이 바뀐 것이 아니고 연내에 필요하지 않느냐라고 하는 것은 지난번 창립기념사에도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썼는지는 몰랐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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