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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설전으로 번진 MLB 부정 투구 검사…"사기꾼" vs "신실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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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세 차례나 부정 투구 검사가 이어지자 짜증을 폭발한 워싱턴 에이스 셔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심판들의 부정 투구 검사가 구단 고위층의 설전으로 이어졌다.

MLB 사무국은 22일(한국시간)부터 이물질을 공에 바르고 던지는 투수들의 부정 투구를 강력하게 단속 중이다.

심판들은 경기 중 투수에게 다가가 이물질을 묻힐만한 모자챙, 벨트, 글러브 등을 보여달라고 수시로 검사한다.

급기야 워싱턴 내셔널스 에이스 맥스 셔저가 격분했다.

셔저는 2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세 차례나 이물질 검사를 받았다.

짜증이 난 셔저는 마운드에서 벨트를 풀며 불만을 터뜨렸다.

마이크 리조 워싱턴 단장은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세 차례나 사이영상을 받은 셔저의 부정 투구를 의심해 자주 검사를 요청한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을 향해 "사기꾼"이라고 직격했다.

리조 단장은 "지라디, 필라델피아 구단, 야구 전체에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지라디 감독이 비신사적인 전략으로 셔저를 흔들려고 했다고 비난했다.

현행 MLB 규정에 따르면, 감독은 상대 팀 투수의 부정 투구에 합리적 의심이 들 때만 심판에게 이물질 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리조 단장은 "이물질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지라디 감독이 검사를 요청할 개연성 있는 사유도 없었다"며 "심판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라디 감독이 수년간 TV에서 사기꾼과 같은 일을 해왔다며 "지라디를 사랑하지만, 고교 시절부터 그를 봐왔고, 노스웨스턴대학으로 스카우트했기에 지라디를 잘 안다. 아주 잘 안다"며 전혀 동떨어진 주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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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도 벗고, 글러브도 팽개친 셔저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리조 단장과 지라디 감독 둘 다 미국 일리노이주 출신이다. 리조 단장은 스카우트로 메이저리그 이력을 쌓아 단장에 올랐다.

감독이 비난을 받자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이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리조 단장이 그렇게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지라디 감독은 내가 아는 사람 중 사기꾼과는 가장 거리가 먼, 매우 신실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이 문제와 관련한 유권 해석을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에게 요청했고, MLB 사무국은 심판진과 협의를 거쳐 지라디 감독의 요청이 적법했다고 결론 내렸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벤치의 이물질 검사 요구를 계속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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