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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친조국’ 등에 업은 추미애… 與 내에서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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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선언식 온라인 실시간 시청자 1만명 훌쩍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7400여명 ‘좋아요’로 호응

돕는 현역 의원 적어…설훈 “꿩 잡으려다 꿩 키울라”

세계일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연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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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여권 내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목소리 큰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추 전 장관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일부 당원들의 움직임과 달리 당 내에서 추 전 장관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아 ‘추풍’이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성 당원 열혈 지지 받은 秋

추 전 장관은 파주 헤이리 한 스튜디오에서 출정식을 가지면서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돈, 땅, 권력보다 사람이 높아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검찰권력이 사람의 인권을 짓밟는다”며 “검찰은 땅 가진 토건업자들 보호하기 위해서 공정과 법치 정의를 무시하고 있고, 아파트 한 평이 사람 목숨 값보다 더 높아져버린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의 이날 출마선언식은 온라인 ‘추미애TV’로 생중계 됐다. 평일 낮시간임에도 1만1000여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추 전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대선 출마선언문은 ‘좋아요’ 수가 7400여건에 달한다. 다른 여권 후보들보다 적게는 수천 건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차이난다. 추 전 장관에게 ‘팬덤’이 생겼다는 반증이다.

추 전 장관은 서초동 집회를 주도한 개혁국민운동본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열혈 지지세력이다. 이곳 외에도 딴지일보 등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다르크(추 전 장관 별명)가즈아∼”라고 하는 등의 응원 게시글이 다수 눈에 띈다.

당대표를 지낸 추 전 장관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의 압승을 지휘했다. 이후 다수의 인사가 고사하던 조 전 장관 후임자리를 떠안으면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자 당원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면서 생긴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했다는 평가가 당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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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사회자와 대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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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 우군 찾이 어려운 秋

그럼에도 당 내, 특히 의원들은 추 전 장관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은 이미 기존 주자 캠프에 합류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등을 돕는 의원들이 많은 편이다. 물론 아직 아무 후보를 돕지 않는 의원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후보가 정해지면 그때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추 전 장관의 결심이 너무 늦었다”고 말한다.

추 전 장관과 가까운 설훈·김민석 의원은 각각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돕고 있다.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던 신창현·김정우 전 의원은 더이상 현역이 아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 전 장관을 도왔던 김남국 의원은 이 지사 측에 합류했다. 특히 경선을 두고 ‘연기론’이 나오는 등 서서히 경쟁의 불이 붙기 시작하면서 가깝던 인사들 마저 추 전 장관을 견제하는 모양새다.

설 의원은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나와 “추 전 장관 개인적으로 고생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지원도 하고 열심히 잘해라 격려도 하고 그랬다”면서도 “그런데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은 나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다. 대통령으로 출마하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되는데 제가 볼 때는 아직까지 그렇게 된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윤석열이 왜 저렇게 대권후보까지 올라왔느냐. 때리고 때리고 해서 계속 커졌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맞는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꿩 잡으려다가 꿩 키워주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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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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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전 장관은 앞선 인터뷰에서 자신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잡을 카드라면서 ‘꿩 잡는 매’라고 표현했다. 이를 두고 설 의원은 추 전 장관이 법무부 재임 시절 윤 전 총장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되레 윤 전 총장 지지율만 올렸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설 의원은 “저는 출마를 했으니까 우리 추미애 전 장관이 출마를 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도 24일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나오면 가뜩이나 지금 하락세를 탄 윤 전 총장이 다시 부상할 수도 있다”며 “굳이 나오셔야했는지 좀 안타깝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돕는 의원이 적다고 해도 여론조사에서 높은 편에 속하고 권리당원들의 열렬 지지를 받고 있어서 예비경선은 무난히 통과하지 않겠나”라고 분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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