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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文, 박지원 파면하라"…前국정원 요원들의 '신영복체'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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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정원 직원모임'이 24일 서울 서초구 국정원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 이들은 국정원 원훈 글씨체를 일명 '신영복체'로 채택한 것에 반발하며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릴레이 시위에 돌입했다. [사진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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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24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원훈석 교체 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한 박지원 국정원장을 즉각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논란은 국정원이 이달 초 원훈을 교체하며 시작했다. 새 원훈석의 글씨체를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떠 만든 '어깨동무체'(신영복체)로 채택해서다. 신 교수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년을 복역하고 1988년 특별 가석방됐다.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전직 국정원 직원모임'(직원모임)은 지난 21일부터 서울 서초구 국정원의 정문·남문·후문에서 2명씩 무기한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원훈석에 새긴 신영복체…前국정원 요원들 뿔났다', 중앙일보 2021년 6월 21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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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창설 6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원훈(院訓)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 원훈석의 글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0년간 복역한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손글씨를 본뜬 '신영복체'인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사진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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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모임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간첩 활동을 하다가 국보법 위반으로 20년간 복역한 신영복 교수의 서체로 원훈석을 교체하는 행사를 가진데 대해 충격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지원 국정원장을 향해 "(지난해 말)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해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사실상 무력화한 데 이어 새 원훈의 서체까지 신영복체로 교체했다"며 "국정원을 형해화하기 위한 일련의 시나리오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번 원훈석 교체 작업은 국정원 직원들의 정신적 기반을 무너뜨리고, 국정원이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종이호랑이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 의심하며 "대한민국 안보를 지탱해온 국보법을 폐지해, 간첩과 반국가 세력이 활동할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한 지능적 술수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들은 "신영복 교수는 1968년 북한의 지령에 따라 통일혁명당을 결성하고 활동에 중추적 역할을 한 대표적인 김일성주의자로,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명백히 밝혀진 인물"이라며 "원훈석 서체를 바꿔 사실상 북한을 국정원 안마당으로 불러들인 이적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원훈석 교체가 대한민국 안보의 명줄을 끊으려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북한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문 정권 임기 안에 매듭지으려는 수순이라는 의혹에 대해 분명히 소명하라"고 했다.

직원모임은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이 박 원장에 대한 즉각적인 파면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마지막 한 사람까지 1인시위를 이어가면서 투쟁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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