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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분쇄기 장려하더니 돌연 금지법 발의한 민주당...업계 "벼랑끝 내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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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현 김현우 기자 = 음식물 쓰레기를 싱크대에 넣으면 분쇄해서 하수구로 버리는 장치인 음식물 분쇄기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환경부 인증받은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해외 직구 또는 개조하는 등 불법 제품이 늘어 음식물 찌꺼기를 제대로 거르지 못해 하수도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어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게 법안의 취지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직접 인증한 제품까지 전면 금지하는 것이 법안의 취지에 맞는 것이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전면 사용 금지의 주된 근거 중 하나가 하수도처리장 오염 증가인데 음식물 분쇄기 사용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좀 더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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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분쇄기 사용 모습 [사진=뉴스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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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수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음식물 분쇄기는 지난 1985년 국내에 처음 판매됐지만 악취 문제 등이 제기되며 1995년 판매와 사용이 모두 금지됐다. 그러나 2012년 가정용에 한해 '음식물 쓰레기 중 20%까지만 용수와 섞어 하수도로 흘려보내야 한다'는 조건으로 일부 허용됐다. 나머지 80%는 분리배출이 원칙이다.

또한 2018년 하수처리시설 오물 분쇄기 수용불가 판단을 두고 판매 및 사용금지 헌법소원, 이후 2021년 불법제품 단속 및 인증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분쇄기 제조·판매 업체들이 소비자가 20%만 방류가 가능한 분쇄기를 사지 않으리라는 판단에 불법개조 제품을 제조·수입해 팔았다. 이에 분쇄기가 하수도처리장 오염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도 제안 이유에 대해 "2018년부터 주방용 오물분쇄기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불법제품이 만연하고 있어 향후 오염부하 증가로 심각한 수질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또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의 음식물쓰레기가 하수도로 배출되는 경우 오염부하가 약 27% 증가하고, 하수처리장 증설 등에 약 12조2000억원의 비용 소요가 예상된다"며 "또한 관로 막힘·악취 등 민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방용 오물분쇄기 사용자는 하수의 수질 악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추가적 요금 부담이 없어 공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개정안은 그러면서 "이에 연구·시험·수출의 특정사용 목적 외에 주방용 오물분쇄기 사용을 금지함으로써 하천 수질 악화 등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다"고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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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6.17 kilroy0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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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기 판매 및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관련 업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정부의 정책을 믿고 관련 사업에 투자해 인증 제품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다는 게 이유다.

불법 제품이 문제라면 제작 및 수입을 막고 그에 대한 처벌 강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며 관련 산업의 전면 금지가 해답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한 음식물 분쇄기 내수시장을 없애는 상황에서 연구·시험·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관련 업체가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겠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이밖에 윤 의원의 개정안이 제시한 하수도 처리장 오염 근거가 부실해 더욱 정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음식물분쇄기 협회 측은 국회에 제출할 하수도법 개정안 반대 의견서에서 "환경부, 국토부, 과기부 관계부처 합동 실증연구 시범사업을 실시한 '주거단지내 유기성 폐자원의 활용촉진을 위한 실증연구'에서도 하수도 및 하수 처리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협회 대표는 또한 2014년 환경부 보도자료를 인용하며 "배수설비와 공공하수도 기준이 충족되면 분쇄기를 사용해도 하수관로와 맨홀에서 악취나 퇴적이 발생하지 않고 하수처리장 운영에도 문제가 없으며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에서 분류식 관로를 갖춘 신도시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허용방안에 대해 대부분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협회 대표는 그러면서 "분쇄기 전면 사용을 금지해서는 안되고 실증연구 시범사업 결과를 활용해 문제가 없는 해당지역이 분류식 하수관로 지역으로 하수도시설기준에 적합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협회 대표는 이어 "음식물류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를 위해 공동주택의 경우 음식물류폐기물을 주방에서 분쇄기로 분쇄, 주방 오수와 함께 지하로 이송 및 고액분리하고, 고형물은 발효·소며 처리하는 경우 분쇄기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물관리정책국 관계자는 환경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과거 유사한 입법안들이 나왔을 때 검토해봤는데. 그때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며 "저희도 임의로 물건을 구매해 보면 분쇄기의 80% 이상이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판매한 것만 80%가 불법인데 이미 설치한 것은 어떤 상황이겠나"라며 "또 홈쇼핑 등을 통한 판매율 증가가 너무 가파르다. 판매 개수가 너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규정을 잘 지킨 업체나 소비자는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 가정집 설치 과정을 들여다 볼 수도 없고, 불법이 너무 많다"며 "급속도로 오염이 늘어날 수 있다.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 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정상 업체의 피해가 크지 않나'는 질문에 "법안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겠지만 업계에 타격이 갈 것"이라며 "다만 업계 요구를 환경부도 어느 정도 들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업계가 어려워하는 부분들은 저희도 지원해야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상황이다. 지원이 필요하다면 저희들도 지원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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