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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변이의 진화… 전세계 ‘델타 플러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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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강력… 방역당국 초긴장

인도발 델타변이 급속 확산세

각국선 백신 접종 속도전 돌입

세계일보

입국자 방역 강화 해외 입국자들을 중심으로 국내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진단검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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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그중에서도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지배종’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각국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에서 처음 발생한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지배종이 된 데 이어 포르투갈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심지어 하와이까지 상륙했다. 이런 가운데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해 우리 방역당국도 초긴장 상태다.

◆유럽선 “델타 변이가 지배종 될 것”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델타 변이의 확산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 감염자 비중이 20%까지 올라갔다”며 “2주마다 대략 2배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본토와 떨어진 하와이도 이날 처음 델타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2명 중 1명은 여행 기록이 없는 지역감염자다. 존슨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감염학자인 저스틴 레슬러 박사는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코로나19 부활을 볼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유럽도 이미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되리라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영국은 이미 신규 확진자 90%가 델타 변이로 집계됐다. 지난 21일로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시점도 7월 19일로 연기됐다.

영국에 이어 포르투갈이 델타 변이의 두 번째 대규모 확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 리스본에서 최근 신규 확진의 6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포르투갈 당국은 리스본과 다른 지역 간 여행을 전면 금지한 데 이어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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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에서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재확산하면서 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신규 확진 사례의 70%가량이 델타 변이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12∼15세 아동·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강력 권고하고 나섰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불행하게도 이스라엘에서도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됐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해외에 가지 말고,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 달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영국 등의 연구결과를 보면 화이자는 델타형 변이에 87.9%, 아스트라제네카는 59.8%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백신을 맞았다면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가지 않고 병원에 입원하는 걸 막는 효과도 90%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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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찾을 수 없는 인도 시장 23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의 한 야채 시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인도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델리=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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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강한 델타 플러스마저 발생

이런 가운데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발생했다. 인도 보건당국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플러스 변이가 보고됐다고 이날 공식 확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의 특성에 ‘K417N 돌연변이’까지 갖고 있다. K417N은 베타 변이(남아공발)와 감마 변이(브라질발)에서 발견된 돌연변이다.

외신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변이는 이번에 처음 나타난 건 아니고 올해 3월 유럽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를 비롯한 기존 변이보다 큰 전염력과 백신 무력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존 백신의 무력화 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현재 접종 중인 백신들보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신형 백신의 출시가 시급하다는 게 선진국 보건당국들의 중론이다.

◆방역 당국, 해외 유입 차단에 집중

국내는 아직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외 확산 양상을 볼 때 자유롭지 않다.

주간(6월 13∼19일)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35.7%로, 영국(6월1∼8일 98.98%), 미국(6월1∼8일 67.79%) 등 주요국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1월(10.1%)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13∼19일 알파 변이 검출률은 30.5%, 델타 변이는 4.8%다.

방역 당국은 해외로부터의 변이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입국자들은 의무적으로 출발 전 72시간 내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고, 2주간 자가격리를 한다. 격리 시작 1일 내, 6∼7일 후, 12∼13일 후 3차례 추가로 PCR 검사를 받는다.

지난 5월부터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이어, 7월부터 해외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경우도 직계가족 방문 등 제한적인 사유에 해당하면 자가격리를 면제해 주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변이 바이러스 유행국가에서 출발한 입국자는 예외다. 이를 적용받는 변이 유행국가는 이달 13개국에서 7월부터 17개국으로 확대된다.

다만, 17개국에 영국, 인도는 포함되지 않아 일부에서 우려를 제기한다. 방역 당국은 국내 접종률이 높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알파, 델타 변이에 대해 예방효과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영국, 인도 입국자가 자가격리 면제 대상이라도 2주간 능동감시가 이뤄지며, 감시 기간 3차례 추가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아직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며 충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와 관련해서는 분석과 평가결과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팀장은 “델타 변이와 델타 플러스 변이의 전파력, 위중증 이환율, 면역회피 및 백신효과 감소와 같은 바이러스 특성과 백신 접종률, 방역수칙 준수율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델타 변이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도를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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