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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검증 끝' 체력만 보겠다는 학범슨, 최종엔트리 발표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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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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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기술 검증은 끝났다. 체력과 희생을 주안점으로 보겠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에서 동메달 이상 성적에 도전하는 김학범(61)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2일 2차 소집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종 엔트리 제출 시한은 오는 30일까지다. 사실상 검증을 끝낸 상태지만 김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태극전사를 가려내겠다는 생각이다. 남은 일주일 동안 올림픽 본선 기간 빡빡한 경기 일정과 일본의 여름 무더위를 고려해 체력적으로 더 준비된 자원을 지켜보겠다는 의미인데 다수 축구 전문가는 이 역시 판가름이 났다고 보고 있다. 복수의 전문가는 “소집 기간 체력훈련도 병행하는 것으로 아는데 누가 더 경기 체력이 좋은지도 김 감독 머릿속에 다 있을 것”이라며 “최종 엔트리 발표를 마감 시한인 30일까지 미루지 말고 일찌감치 시행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이유는 자칫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과 내달 22일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 5월31일~6월16일 제주도에서 진행된 1차 소집 훈련에서 30명을 불러들였다가 이번 2차 소집 훈련에서 9명을 제외했다. 여기에 김대원(강원), 송민규(포항)를 추가로 발탁해 23명을 꾸렸다. 최종 엔트리는 18명으로 구성되는데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 3명을 제외하면 15명만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8명이 추가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올림픽팀의 원톱 자원으로 오래 활약한 조규성, 오세훈이 1차 소집 이후 동반 탈락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김 감독의 선택이 나오면서 2차 소집된 선수단 내에서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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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축구인은 “선수들 사이에서 ‘혹시 오늘 실수하면 탈락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적당한 긴장감을 두고 경쟁하는 건 좋은데 스트레스가 클까 봐 우려는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축구인은 이미 와일드카드를 포함해 18명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라이벌 일본의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개최국 일본도 조기에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지 않았느냐. 물론 김 감독께서 큰 그림을 그리고 2차 소집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 첫 경기가 내달 22일이다. 7월에 가능한 일찍 모인다고 해도 (현지 코로나19 사정 등을 고려하면) 제대로 호흡 맞출 수 있는 기간은 2주 정도라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와일드카드 자원은 기존 멤버와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 시너지를 더 내려면 조속하게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하루라도 더 발을 맞추는 게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와 최종 엔트리 발표 시점을 비교했을 때 ‘김학범호’가 다소 늦는 편이긴 하다. ‘동메달 신화’를 쓴 2012년 런던올림픽 땐 사령탑이던 홍명보 감독이 7월26일 멕시코와 첫 경기를 한 달여 앞둔 6월29일 18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당시 와일드카드 3명 중 박주영과 정성룡은 사실상 낙점된 가운데 진행됐다. 8강에 진출했던 2016년 리우올림픽 땐 이례적으로 대회 5개월여를 앞두고 손흥민의 와일드카드가 확정됐다. 당시 수장이던 신태용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먼저 협의했다. 그리고 토트넘으로부터 그해 3월 A매치에 차출하지 않는 대신 올림픽에 보내주기로 교통정리를 마쳤다. 그리고 신 감독은 8월5일 피지와 첫판을 6주여 앞둔 6월27일에 최종 엔트리 18명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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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의 최종 엔트리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는 있다. 김 감독은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대회가 취소되고 하늘길이 막히면서 최근 1년 6개월여 정예 멤버를 불러모으지 못했다. 최적의 자원을 가려내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여기에 이번 올림픽은 가깝고 기후가 비슷한 일본에서 열린다. 이전 대회와 비교해서 현지 적응을 위해 무리해서 일찍 이동할 필요가 없다.

또다른 이유는 역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쟁 구도 때문이다. 2차 소집만 해도 공격수와 미드필더만 12명이나 부름을 받았다.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유럽파가 2명이고 이동준(울산), 송민규(포항) 등 나머지 K리거 10명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K리그가 U-22 룰을 운영하면서 재능 있는 젊은 자원이 지속해서 등장해 올림픽 연령대 선수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김 감독도 “우리 연령대 선수가 두툼해졌다. 어느 선수가 나가도 제 구실을 충분히 하기에 (최종 엔트리를 가리는 게) 더 힘들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매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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