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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22억 횡령한 20대 공무원이 샀다···'한 장 152억' 카드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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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0만 위안(152억 원). 지난 21일 중국 법원 의뢰로 경매에 부쳐진 ‘유희왕 카드’ 한장의 몸값이다. 23일 중국 텅쉰망(腾讯網)은 ‘유희왕 카드-푸른 눈의 백룡(靑眼白龍)’이 경매에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거래 중단 사태로 번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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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진행한 경매에서 '유희왕 카드-푸른 눈의 백룡'의 가격이 8700만 위안(152억원)까지 치솟았다. [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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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 속 캐릭터가 그려진 게임 카드다. 수집을 목적으로 판매·거래되는 카드로 캐릭터마다 능력치가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도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한때 ‘유희왕 카드’ 모으기 열풍이 일었다.

이번 경매에 나온 ‘푸른 눈의 백룡’은 유희왕 카드 수천 종 중에서도 희귀 품으로 통한다. 2019년 2월 4일 유희왕 첫 방영 20주년 기념으로 한정 생산된 이 카드는 전 세계에 500장만 풀렸다. 순금 1돈(24K)으로 만든 이 카드의 일본 출시 가격은 22만 엔(225만원). 과거 일련번호 1번은 120만 위안(2억 10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카드의 일련번호는 12번이었다.

유명 ‘게임 덕후’로 알려진 전 주인 장위제(25)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횡령한 공금으로 이 카드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부터 3년간 6992만 위안(약 12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그는 횡령한 돈으로 일본 닌텐도 게임기와 한정판 게임 카드를 사들였다. 법원은 그의 전 재산을 몰수하고, 유희왕 카드를 비롯해 모든 게임 제품을 경매에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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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나미홀딩스가 2019년 2월 4일 유희왕 방영 20주년 기념으로 500장 한정판으로 판매한 유희왕 골드 카드. 순금 1돈(24K)으로 만들었다. [바이두 캡처]



이런 사연에 카드 경매에도 관심이 쏠렸다. 경매 참가 인원은 1만8104명. 백만원 단위로 오르기 시작한 가격은 30분 만에 8000만 위안(140억 원)을 돌파하더니 순식간에 8700만 위안(152억원)까지 치솟았다. 시작 30분 만에 가격이 시세보다 400배 이상 뛰자 경매를 진행한 알리바바 측은 거래를 일시 중지했다. ‘악의적인 조작 행위’가 의심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이같은 '이상 과열'에 중국 법원도 “낙찰받은 물건의 구매를 취소할 경우 다음 경매 낙찰가와의 차액을 배상해야 한다”며 “경매 질서를 훼손하는 자에게는 벌금 또는 구류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정 기자·장민순 리서처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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