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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취업선호 1위 현대차, MZ세대는 왜 줄사표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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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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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취업 선호도 1위에 올랐던 현대자동차가 최근 인재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 등 미래차 기술 개발을 위해 선발한 이공계 졸업생 상당수가 네이버·카카오나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이직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노조에 대한 반감, IT업계에 비해 적은 성과급 등이 'MZ세대'의 퇴사 요인으로 꼽힌다.



586 노조, 낮은 성과급이 퇴사 이유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이번 주 들어 신입사원이나 3년 차 이하 사원들 중 일부가 잇따라 퇴사했다. 퇴사자 가운데 대다수는 이틀 전인 21일 발표한 삼성전자 신입사원 공개채용(공채)에서 최종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에 설비 직군으로 붙었다. 남양연구소보다 2백배 나을 것 같아서 떠난다. 재용이 형 기다려"라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에선 신입사원 교육을 받은 직원이 출근 첫날 회사에 나타나지 않고 다른 회사로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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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서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올랐던 현대차를 소개한 중앙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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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에 근무하는 20~30대 직원 상당수는 선배 직원들과 비교해 실질임금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대차의 성과급은 2012년 정점(기본급 500%에 정액 950만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임금 협상에서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을 동결하고, 시니어 촉탁직을 확대하는 사측 안을 받아들여 저연차 직원들의 불만을 샀다. 현대차의 시니어 촉탁직은 60세 정년으로 퇴직할 직원에게 계약직으로 1년 더 근무하게 하는 제도다. 현대차의 한 직원은 "노조에서 성과급 대신 정년 연장만 요구하자 대졸 사무직들은 '절이 싫으니 중이 떠나는' 격으로 회사를 탈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 VS '청년 실업 야기' 맞불 청원도



노조의 주류인 '586세대'(50대, 1980년대 학번, 60년대생)와 MZ세대 간 세대갈등 양상은 올 들어 더욱 선명해졌다. 최근 이상수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완성차 3사(현대차·기아·한국GM) 노조가 "정년을 64~65세로 연장해달라"는 국회 청원을 올리자 청와대 게시판에는 "정년 연장은 유능한 인재를 고용하기 어렵게 만들고, 청년 실업을 야기할 것"이라는 맞불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자신을 'MZ세대 현장직'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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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 대졸신입 초임(현대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차는 IT기업과 비교하면 기본급도 적다는 게 MZ세대의 주장이다. 제조업체 특성 상 통상임금 반영 문제로 전체 임금 대비 기본급 비중을 줄였던 옛 임금산정 방식 때문이다. MZ세대에 친숙한 온라인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옛 블루 홀)은 초임 연봉 6000만원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차 신입 사원의 지난해 기본급은 43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MZ세대는 취업 선호도 1위를 놓고 비교하는 삼성전자(4800만원, 성과급 제외)에 비해서도 현대차의 초임이 적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경우, 성과급(PS)으로 기본급의 약 50%를 지급한다. 최근에도 현대차에선 신입사원 교육을 맡는 인사 담당자가 “자유로이 의견을 개진하라”며 익명 카카오톡 채팅방을 만들었다가 연봉·복지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자 채팅방을 ‘폭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평생 직장에 맞췄던 인사제도 수정해야"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또다시 '인재 엑소더스'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SK하이닉스가 8월 입사를 목표로 최근 신입사원 채용 전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노사 합의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5040만원(성과급 제외)으로 올렸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부)는 "자동차 같이 전환기를 맞은 산업은 기존 성장방식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기성세대가 누렸던 '평생직장' 개념이 더는 지속불가능한 만큼 기업도 MZ세대에 맞춰 노무·복지제도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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