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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버티기냐 손절이냐' 잠 못 자는 2030···코인 전문가의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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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때 3만달러 붕괴 쇼크

“코인 시즌 2 끝났다” 소리 나와

“수익률 -80%에 매도 결심”

“언젠가 오를 것” 더 산 사람도

암호화폐 대장 코인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22일 기준 3만 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3만 달러는 암호화폐 폭락의 최후 저지선으로 예측돼 왔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3만 달러보다 낮아진 건 1월 2일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투자 러시’에 나섰던 2030 코인 투자자들은 ‘존버’와 ‘손절’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존버'와 '돔황챠' 사이



23일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의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지만 지난달 일론 머스크에 이어 중국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암호화폐 시즌 2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암호화폐 시황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이더리움과 도지코인도 전일 대비 각각 8%, 1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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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암호화폐(가상화폐) 채굴장 전면 폐쇄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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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셀링' 조짐…"더는 못 버텨"



5월부터 이어진 하락장에 한때 비트코인 3만 달러 선까지 붕괴하자 2030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지난달 암호화폐가 -60%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손모(30)씨는 수익률이 -80%에 육박하자 매도를 결심했다. 손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시 반등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버텨봤는데 전혀 그런 조짐이 안 보인다”며 “더는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 전부 정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돈을 벌었다”는 주변 이야기를 듣고 급하게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2030은 코인 상장폐지까지 우려하고 있다. 4년차 직장인 최모(29)씨는 올해 초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을 위주로 매입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최근 24종의 코인을 상장 폐지하면서 최씨의 걱정이 커졌다. 그는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알려지지 않은 코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데 반 토막이 났다. 이마저도 못 건질까 봐 시점을 봐서 곧 매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언젠가 오를 것…추가 매수"



‘존버(수익이 날 때까지 버티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하겠다는 2030 투자자도 있다. 직장인 권모(31)씨는 지난달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할 때 투자를 시작했다. 권씨는 “늘 지켜만 보다가 바닥이라 생각해서 투자를 시작했는데 1달 만에 -40%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수백만 원이 떨어져서 도저히 팔 엄두가 안 나서 반강제로 존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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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권모(31)씨의 암호화폐 계좌 화면. 권씨는 비트코인이 하락하던 지난달부터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권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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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33)씨는 "주변에 암호화폐로 수억 원을 번 지인이 있는데 견디면 언젠가 오른다고 하더라. 감당할 수 있는 돈만 투자한 상황이라 추가 매수를 했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수익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물타기’에 들어가고 있다. 오늘은 전부 상승세“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선 "시즌 끝"VS"새 시즌"



이날 인터넷 암호화폐 투자 커뮤니티엔 ‘돔황챠’라는 제목의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돔황챠’는 ‘도망쳐’라는 뜻으로 주식이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사용되는 은어다. “그나마 손절할 마지막 기회” 또는 "암호화폐 시즌 3 시작한다"는 글도 보였다. '시즌 3'는 상승장이 다시 올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현이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코인 시즌2 끝났다?”라는 제목의 투표에는 응답자의 61.4%(108명)가 ‘끝났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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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2030이 주로 이용하는 암호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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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현시점 투자 경계해야"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하락장에서의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금세탁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는 추세 등의 이유로 암호화폐 가치는 감소하고 있다”며 “위험성이 시장에서 높아질 수밖에 없어 과거와 같은 상승을 기대하는 건 당장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양한 투자수단 중 하나로는 볼 수 있지만, 위험 감수가 어려운 투자자는 암호화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이자 투자 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교수는 20일 “비트코인이 통화가 절대 아니라는 것으로 판명됐다. 금과 비트코인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여타 재난에 대한 안전자산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진호·여성국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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