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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 백신 우리도 개발했다"…쿠바·이란·터키의 '백신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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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한지연 기자] 쿠바, 이란, 터키 등 제3세계 국가들이 코로나19(COVID-19) 백신 자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백신 공급 부족 속에서 선진국의 지원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백신 개발에 나선 것이다. 각국의 자체 개발 백신이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백신 부족난을 해소해 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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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쿠바의 한 간호사가 임상 3상 시험 자원봉사자에게 투여할 자체 개발 백신 소베라나 02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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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강국' 쿠바, 2개 후보 유효한 결과

쿠바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이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는 동안 자체 개발에 집중했다. 총 5개 백신 후보 물질을 놓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이중 2개 백신의 예방 효과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요구하는 기준(5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이하 각 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쿠바의 국영 제약사 바이오쿠바파르마(비오쿠바파르마)는 자체 개발 중인 백신 후보 '압달라'가 3상 임상시험에서 3회 접종 시 92.28%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다만 바이오쿠바파르마는 해당 수치가 감염 예방 효과인지, 중증·사망 예방 효과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개발 완료를 코앞에 둔 자체 개발 백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핀레이백신연구소는 3회 접종이 필요한 또 다른 자체 개발 백신 '소베라나 02'의 경우, 2회 접종만으로 62%의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이 백신은 이란의 파스퇴르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백신이다.

중남미의 의료 강국인 쿠바는 1980년대부터 자체 백신 개발에 힘써왔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의약품 확보가 어려워지자 연구·개발 역량을 스스로 키워온 것이다. 세계 최초로 뇌수막염B 백신을 개발했으며 현재는 자국민 접종에 필요한 백신 80%를 자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보건당국은 조만간 압둘라와 소베라나02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1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부 물량을 저렴한 가격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미 아르헨티나와 자메이카, 멕시코, 베트남, 베네수엘라 등 몇몇 국가들은 쿠바 백신 구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쿠바 정부는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을 다른 국가들과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란 '코비란' 긴급사용 승인, 터키도 연내 사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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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란 의료진이 자국 자체 개발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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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지난주 자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고 접종을 시작했다. 이란 역시 미국의 제재로 인해 외국산 백신 도입과 대규모 접종이 어렵다며 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왔다.

이란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자체 백신은 '코비란'으로, 국영제약사 시파 파메드가 개발했다. 현재 2만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식품의약국(IFDA)은 코비란의 임상시험 결과가 매우 성공적이라고 밝혔으나, 예방효과 등 구체적인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쿠바와 공동개발한 소베라나02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도 이르면 이번주 중 승인할 계획이다.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레자 샤네사즈 IFDA 국장은 전날 "쿠바와 이란 파스퇴르 연구소가 개발한 백신이 모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백신을 1회만 접종해도 높은 수준의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또 국영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 '코파르스'와 암살당한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이름을 딴 백신 '파크라'에 대한 임상시험도 시작했다.

한편 터키는 22일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투르코백'의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은 "투르코백은 임상 1상과 2상에서 안전성과 면역 반응을 보였다. 이 백신은 국가의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터키 당국은 연말쯤 투르코백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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