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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발언대] 규제에 억눌린 기업인들 비명 경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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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교육 강의를 하다 보면, 요즘 이들의 하소연이 부쩍 늘어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자금 조달 문제가 급선무이지만, “각종 기업 규제 법규로 지금처럼 힘든 시기가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하루 10시간 일을 해도 모자랄 판에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법적 제재가 두려워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공장을 풀 가동해야 겨우 납기(納期)를 맞추거나 업종에 따라서는 밤을 새워 일을 해도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근로자들이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면 할 말을 잃는다고 한다. 고객이 찾는 상품을 제때 만들기 위해 정부 눈치부터 봐야 하는 경우도 많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해 ‘사장님’에서 ‘빚쟁이’로 전락했다는 하소연을 들으면 가슴이 답답하다. 장사가 되지 않아 쓰러질 듯한 극한 상황에 몰려도 ‘해고 금지’라는 강고한 벽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는 겉으로는 기업인들이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고 추켜세우지만, 정작 이들의 고민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호소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 경제 5단체가 있지만 정부 입김이 무서워 입을 닫고, 경제단체장(長)들도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지 오래다. 특히 개별 기업의 어려움이나 중소기업의 불만을 토로할 곳은 거의 없다. 자칫 정부 방침에 어긋나는 말을 하면 무슨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규제에 억눌려 한숨 짓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부터 경청해야 한다.

[홍석기 기업교육 전문 강사 글로벌사이버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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