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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러, 흑해서 英구축함에 폭탄투하 경고사격… 일촉즉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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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전함이 크림반도 해역 진입하자 러 해군 경고 후 전폭기 출격

“냉전종식후 가장 심각한 대치”

러 “국경 지키려 무력 주저않을것”… 英 “국제적 인정 해로 통해 이동”

동아일보

나토 벨기에 정상회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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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군 구축함이 23일 흑해의 러시아 해역에 진입하자 러시아 해군과 전폭기가 폭탄을 투하하며 경고 사격에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냉전 종식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군의 가장 심각한 대치”라고 전했다. 영국은 미국 등과 함께 나토 회원국이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영국 왕립해군 소속 45형 구축함 HMS디펜더가 크림반도 연안에서 약 3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미사일, 함포, 공격용 헬기 등을 탑재한 이 전함은 반경 250km 내의 12개 목표물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무력을 갖췄다.

러시아 해군은 “우리 영해에서 나가라”고 경고 방송을 했지만 HMS디펜더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러시아 국경순찰선이 경고 사격을 했고, 이어 러시아 수호이-24 전폭기가 출격해 HMS디펜더의 진로 방향에 폭탄 네 발을 투하했다. HMS디펜더는 별다른 반격 없이 뱃머리를 돌려 해당 지역을 빠져나갔다. 양측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반도는 원래 우크라이나 영토였으나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합병했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HMS디펜더는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연합 해상훈련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 중인 영국 함대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미국과 우크라이나 주관으로 열리는 ‘시 브리즈(Sea Breeze) 21’ 훈련에는 32개국의 병력 5000명과 함정 32척, 항공기 40대가 참여한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동부 국경지대에서 러시아와 대치 중이다.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미국과 영국의 도발적인 훈련을 비난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의회는 영국을 향해 “용납할 수 없는 침략행위”라며 “국경을 지키기 위해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HMS디펜더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해로(海路)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조지아로 이동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러시아군과의 대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은택 nabi@donga.com·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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