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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영국 구축함 크림반도에 접근하자, 러시아 ‘경고 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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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국 해군 구축함 ‘HMS 디펜더’가 18일 우크라이나의 흑해항인 오데사에 도착하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함정이 흑해 크림반도에 접근하자 러시아군이 경고사격을 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러시아는 23일 영국 해군의 구축함이 흑해 크림반도 앞바다에서 자국 영해를 침범해 차단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보면, 러시아는 영국군 구축함 ‘HMS 디펜더’가 러시아 흑해함대의 본부가 있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근처의 케이프 피오렌트 해안 러시아 영해를 3㎞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영국 함정에 ‘러시아 영해를 침범하면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영국 함정은 러시아군이 경고사격을 하고 폭격기를 출격시켜서 고폭탄 4발을 경고용으로 투하하자, 러시아 영해를 벗어났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영국은 러시아군이 사전 예고한 사격훈련을 한 것 말고 포탄을 투하한 건 없다고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했다. 영국은 당시 자국 해군 구축함이 흑해의 우크라이나 해역을 국제법에 따라 무해통항을 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의 대변인은 “우리 함정이 포격을 받았다거나 러시아 해역에 있었다거나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이 말하는 무해통상은 연안국의 안전과 평화, 질서에 해를 끼치지 않고 외국의 영해를 항해하는 것으로 국제법적으로 인정된 권리다.

논란이 된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했지만,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누구의 주장이 맞느냐와 별개로, 크림반도와 그 주변 해역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은 이번 주 흑해에서 ‘시 브리즈’(Sea Breeze)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 훈련에는 우크라이나 등 32개국의 병력 5천명과 함정 32척, 항공기 40대가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 훈련에 대해 “훈련이 의도하지 않은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고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야심을 조장한다며 중단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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