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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에어컨도 소용없다"…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날씨에 러 주민, 물에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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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러시아 모스크바 시민들이 22일(현지시간) 시내의 한 분수대에서 12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더위를 달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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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날씨가 세계 여기저기서 매일 같이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러시아는 6월 기준 120년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미국 남서부에서도 50도가 넘는 폭염에 등산객이 숨지기도 했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과거 황제들이 여름 휴가를 보내던 러시아의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해변가에 수많은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다.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 '노마스크' 차림이다.

34도에 달하는 높은 기온 때문이다.

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은 "에어컨도 소용 없다"며 "그저 나가서 물을 마시고 바람이 불면 괜찮다"고 말했다.

이 시민은 그것도 안되면 물에 뛰어들면 된다고 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6월 기온으로 1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모스크바는 34.7도. 아이스크림이 금세 녹을 정도로 뜨거웠다.

한 시민은 "날씨가 마치 따뜻한 남쪽 지방에 온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태평양 건너편 미국도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두번째로 큰 저수지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바닥이 드러났다.

저수지 용량의 35% 정도로 물이 줄어들면서 농부들은 올해 농사를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캘리포니아 데스밸리가 무려 54도까지 치솟는 등 미국 159개 도시에서 최고 기온이 경신했다.

애리조나의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선 등산객이 폭염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더위에 가전제품 매장은 냉방기기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20년에 걸친 대가뭄과 뜨거운 공기를 지표면에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을 폭염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7-8월 한여름에는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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