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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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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靑, ‘아들 리스크’·‘청년비서관’ 논란에 곤혹…재점화된 공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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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협치 구상에 암초…정치 공방 넘어 젠더 갈등까지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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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과 이철희 정무수석 등 참모진들이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논란이 확산되는 추세다.

청와대가 직면한 공정성 논란은 크게 두 가지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준용씨의 문화예술 사업 지원을 둘러싼 특혜 논란과 ‘1996년생’ 박성민 신임 청년비서관 임명이다.

특히 준용씨의 공방 대상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배현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협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비서관의 경우에는 정치권의 공방을 넘어서 젠더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제2의 조국 사태’, ‘인국공(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해고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준용씨, 야당 의원들과 ‘SNS 설전’…‘역차별’ vs ‘특혜’ 공방

먼저 준용씨에 대한 논쟁은 본인이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 예술과학기술융합지원 사업에서 제가 6900만원의 지원금에 선정됐다는 것을 알립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문예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문씨는 지원금 대상자로 선정된 사실을 밝힌 이유에 대해 “예술기술융합은 제가 오랫동안 일해왔던 분야라 심혈을 기울여 지원했다”면서 “이 사업에 뽑힌 것은 대단한 영예이고 이런 실적으로 제 직업은 실력을 평가 받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이고 자랑해도 될 일입니다만, 혹 그렇지 않게 여기실 분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응답해야 할 의견이 있으면 하겠다”고 적었다.

앞서 문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에 신청해 서울시에서 14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SNS 설전’을 벌렸다.

이에 배 의원은 지난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절차적 정당성과 실력을 자랑하는 문준용씨의 그 페이스북 글을 보면서 굉장한 박탈감과 분노를 표출했다”면서 “영상으로 온라인 인터뷰를 한 심사위원 일곱 분이 대통령 아들을 영상으로 직접 인터뷰했을 때 과연 아무런 압박을 느끼지 않고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었을지, 저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 또 국민들께서 굉장히 의아하게 여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씨는 다시 SNS를 통해 “배현진 의원님이 심사를 한다면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저를 뽑겠습니까. 실력이 없는데도”라며 “의원님은 지금 공정한 심사를 위해 며칠씩이나 고생한 분들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배 의원 역시 재차 22일 “국민 세금으로 지원금을 주는 일은 뉘 집 자녀 용돈 주듯 마음 편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문재인표 뉴딜이라고 지원예산을 47억 넘게 증액한 사업인데 고작 몇 분짜리 면접 영상도 남기지 않았다고 문예위가 주장한다”고 맞받아쳤다.

문씨는 “저를 포함해 이런 일(예술가)을 하는 분들은 신성한 국감에 이미 매년 시달리고 있고, 올바로 일하려 한다”면서 “그러든 말든 국회의원이 아무 근거 없이 저를 국감에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저에게는 특혜가 있을 수 없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문씨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철희 “원래 남녀 공동비서관 검토…“男 적임자 못 찾아”

반대로 청와대는 박 비서관의 임명에 대해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지난 22일 오후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처음에는 20·30대 ‘남녀 공동비서관제’를 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남성 적임자를 찾는데 실패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20대 여성 청년비서관만)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른바 ‘이준석 효과’에 기대 청년비서관을 임명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해석을 그렇게들 하던데, 이게(인사) 시작된 지 따져보면 두 달 전”이라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되기 전에 이미 인사 검증 과정을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이 정무수석은 “두 달 전이면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가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을 안 하고 있을 때였고, 거기서부터 시작된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단지 ‘청년 문제는 청년 당사자들의 고민이 반영되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기왕이면 여야 공히 정부도 청년 문제에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읽어준다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의 비판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수석은 “어느 날 갑자기 누구 찬스를 써서 데려온 게 아니라 박성민 비서관도 당에서 활동했고 사회적 활동을 하면서 평가받고 검증받은 사람”이라며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비서관은 1996년생으로, 경기 죽전고를 졸업한 뒤 강남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가 자퇴했다. 이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편입해 재학 중이며 비서관 업무를 위해 휴학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서관은 민주당 청년대변인과 청년TF 단장, 더혁신위원회 위원,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공동의장 등을 역임했다.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사는 파격 아닌 코미디”라며 “청와대가 25살 대학생을 1급 청와대 비서관 자리에 임명한 것은 청년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분노만 살 뿐”이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청년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석·박사를 취득하더라도 취업의 문을 넘기 어렵다”면서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이에 대해 “1급 자리라는 게 공무원으로 치면 20~30년 해야 갈 수 있는 자리 아니냐 하는데 그 말씀도 맞다”면서도 “이 자리는 정무직이기 때문에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박 비서관의 이력이 페미니스트에 가깝다는 점이다. 20대 남성을 가리키는 이른바 ‘이대남’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인국공 사태에서 촉발됐던 청년층의 민심 이반도 우려된다.

이 수석은 “짧게 하면 한달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길게 해봤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때까지밖에 안 하는 것이라 길어도 1년이 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봉철 기자 niceb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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