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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다시 촛불' 든 추미애의 등판, 與 대선판 변수 되나…윤석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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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 구독자 21만명 '추미애TV' 중계…실시간 1만2천명 시청

"선택적 정의 맞선 법치의 나라" 검찰개혁 전면에 …與 일각선 '우려'도

뉴스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사람이 높은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1.6.2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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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스1) 박주평 기자 =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선봉에 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제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야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미 기존 빅3(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정세균 전 국무총리) 구도에 균열이 간 상황에서 '강성 친문'이 추 전 장관에게 집결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권주자 중 정치적으로 추 전 장관과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파주시 헤이리 마을에서 "기득권 세력의 선택적 정의와 가짜 공정, 초법적 행위에 맞서 정의와 공정, 법치의 나라를 만들겠다"며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나라의 기강을 흔들고 공적 권한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자들은 정의와 공정, 법치의 이름으로 단죄하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이 전면에 내세운 그의 소임은 '선택적 정의'에 대한 '단죄'다. 야권 1위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전직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했던 이력을 앞세운다.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하듯, 추 전 장관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사회대개혁'과 '촛불정신'을 전면에 내걸었다. 추 전 장관은 "민주당은 다시 촛불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 개혁의 정치로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하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일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지난 17일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만큼 윤 전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가 꿩 잡는 매"라고 자신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지면서 친문 지지자들이 마음을 줄 후보를 정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추 전 장관이 빈틈을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출마선언은 구독자 21만여명을 보유한 추 전 장관의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기존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자들이 국회의원 등을 초청하고 축사를 통해 세를 과시한 것과 달리 추 전 장관은 비대면에 방점을 찍었다.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시청자 수가 1만2000여명에 달했다. 여권의 선두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19만3000명)보다 많은 '추미애TV' 21만3000명 구독자가 '허수'가 아니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추 전 장관은 "인권에 반하는 모든 행정행위와 권력행사는 즉각 사라져야 한다.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잘못된 법과 제도를 바로잡고 권력기관의 선택적 정의로 고통받던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전 장관이 "개혁 정치의 대오를 갖추고 사회대개혁의 깃발을 들어 다시금 우리 모두의 심장을 뛰도록 만들자. 추미애가 앞장서겠다"고 출마선언을 마치자,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추 전 장관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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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23일 파주 헤이리 잇탈리스듀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6.2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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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전 장관은 이미 출마선언 이전에 시행된 여론조사에서도 여권 주자들 가운데 상위권에 올랐다.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일 조사한 결과, 추 전 장관은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재명 지사(33.3%), 이낙연 전 대표(13.6%)에 이어 3위(6.1%)를 차지했다. 그 뒤를 정세균 전 총리와 박용진 의원이 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지사(28.4%), 이 전 대표(12.3%), 박 의원(7.4%)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추 전 장관의 여권 내 입지가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등 친문에 지지를 호소해왔던 기존 후보들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친문에 호소하고자 한동안 검찰개혁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조국 전 장관을 응원하기까지 했으나 지지율 상승을 끌어내지 못했다.

정 전 총리는 벌써 추 전 장관 견제에 나섰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을) 반사체가 되도록 한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동료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제 그런 평가도 사실과 부합한다고 본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숨기지 않았다. 정 전 총리는 총리 재임 당시 윤 전 총장과 추 전 장관 모두에게 갈등을 외부로 드러내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여권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의 등판이 전체 판세에서 민주당에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원조 친노' 유인태 전 의원은 지난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 지지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저런 지지도가 나오는 게 지금 민주당의 가장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경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추 전 장관의 출마로 중도층이나 합리적 진보층 일부가 여권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다. '추-윤 갈등' 당시처럼 윤 전 총장의 입지만 키워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날 이런 우려를 기자들이 묻자 추 전 장관은 "추-윤 갈등이란 진실에 기반하지 않은 하나의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윤(석열)의 문제는 윤의 문제다. 제 문제가 아닌 윤의 문제를 가지고 제가 갈등할 이유가 없다. 지휘권자로서 적법하게 수사지휘를 했을 뿐이고, 이제 실체가 드러나는 국면이다. 진실의 시간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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