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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일본에선 부부가 같은 성(姓) 써야”... 또다시 ‘합헌’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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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마루카와 다마요 자민당 참의원은 도쿄올림픽 장관과 한국의 여성가족부 장관에 해당하는 남녀공동참여담당 장관도 겸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 2월 부부 별성 제도에 반대하는 서한에 다른 자민당 의원들과 함께 서명해 논란을 일으켰다. 본인은 같은 당 오쓰카 다쿠 중의원과 부부인데 정치 활동을 할 때는 마루카와라는 성을 쓴다. 부부 별성제 반대파들은 이런 방식이면 불편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지난달 19일 기자회견하고 있는 마루카와 장관. 도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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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부부가 어느 쪽이든 한쪽 성으로 바꾸도록 규정한 일본의 부부동성(同姓) 제도에 대해 2015년에 이어 또다시 합헌 결정이 나왔다.

23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부부 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민법과 호적법의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3건의 특별 항고심에서 최고재판소(대법원) 대법정은 두 규정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판사 15명 중 4명을 제외한 11명이 합헌으로 판단했다.

소송 당사자는 도쿄에 거주하는 사실혼 관계의 남녀 세 쌍으로, 이들 원고는 지난 2018년 혼인신고 서류에서 부부 중 하나의 성을 선택하도록 한 난에 양쪽 모두를 기입해 제출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받아주지 않자 가정법원에 “헌법이 보장하는 법 아래 평등과 혼인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부부 동성 규정이 합헌이라며 신청을 각하했다. 이에 다시 위헌 여부를 다퉜지만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사법부가 부부 동성제를 합헌으로 판단하는 이상, 원하는 사람에 한해 부부 별성을 인정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제’가 이뤄지려면 입법을 통한 방법이 남아 있다. 여성 정치인인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이 지난 3월 ‘선택적 부부 별성제의 조기 실현을 목표로 하는 국회의원 연맹’을 발족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입법 움직임은 없었다. 자민당 내 보수진영은 “가족이 다른 성을 쓰면 일본의 전통적인 가족 제도가 흔들린다” “가족의 정이 사라져 자녀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같은 주장을 내세우며 선택적 부부 별성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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