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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文, 도쿄올림픽 안간다…"모멘텀 없으면 황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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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대통령 대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앙일보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확대회의 3세션에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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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황희 장관이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방안이 일단 확정됐다”며 “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황 장관의 개막식 참석은 기본적으로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해 대응한다는 정부의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핵심 당국자도 “현재로선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관련된 정부 내부의 논의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이미 올림픽 출전 선수단 격려를 비롯한 올림픽 일정과 관련된 업무도 청와대에서 총리실 쪽으로 대부분 이관된 상태”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방일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선 “한ㆍ일 정상회담이 전제되지 않은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 가능성은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ㆍ일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여부가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관련한 마지막 변수”라며 “문 대통령의 방일의 모멘텀은 정상회담 외에는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지속적으로 일본측에 정상회담을 통한 조속한 한ㆍ일관계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의 진정성 있는 외교적 메시지까지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끝내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피할 경우 양국 관계 회복이 늦어지는 데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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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송 ANN이 공개한 영상 속에서 만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 AN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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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도 지난 11~13일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스가 총리에게 여러차례 먼저 인사를 건네며 화해의 제스처를 내비쳤다. 그럼에도 스가 총리와의 회동이 불발되자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ㆍ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는데,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아베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한했던 전례는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문 대통령의 방일이 최종 무산될 경우 외교적 호혜주의를 감안해 황희 장관 외에 부총리급 정도 인사의 추가 방일은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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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가차 방한한 아베 신조 일본 당시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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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문 대통령의 방일을 상정하고 한국과 사전협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나 “한국이 ‘개회식 참석을 정상 간 대화의 기회로 삼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본이 한국과 타협할지는 불투명하다”며 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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