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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이긴 새로운 시작, '슬의생2' 석형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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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화 - 비와 당신

눈 내리는 성탄 전야, 산부인과의 양석형(김대명 분)에게 특별한 마음을 고백했던 레지던트 추민하(안은진 분)는 홀로 두 사람 분의 식사를 한다. 민하의 식사 초대를 거절한 석형은 전처(윤신혜 분)에게 장인이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응급실을 찾는다.

심장외과의 김준완(정경호 분)은 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떠난 익순(곽선영 분)과 영상 통화를 하며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랜다. 익순은 그녀가 잠시 부재한 사이 반지가 도착해 그대로 반송되었음을 알린다. 곁에 있어 달라는 레지던트 장겨울(신현빈 분)의 고백을 받은 소아외과의 안정원(유연석 분)은 시작된 사랑에 설렌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선 간담췌외과의 이익준(조정석 분)은 잠시 쉬던 중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진 남자와 함께 앰뷸런스를 타고 출근한다. 익준은 강의를 위해 일찍 율제종합병원에 온 신경외과의 채송화(전미도 분)와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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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 포스터 ⓒ tvN



호평 속에 막을 내린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시즌 2는 지난 이야기를 연결하며 시작되었다. 긴박한 응급 상황, 가슴 아픈 병원 사람들의 사연과 율제종합병원 5인방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진행되는 방식은 여전했다. 익숙해진 탓인지 전 시즌만큼의 속도감은 느껴지지 않은 1화의 전개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의 1화에는 전 시즌의 끝을 잇는 '또다른 시작'이 가득했다. 이 시작은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이전의 과정을 반영하며 이루어진다. 전작이 있는 시즌 2의 시작은 과거가 존재하지 않던 시즌 1의 새로운 시작과는 다른 또다른 시작이었다.

석형과 민하의 관계는 석형의 전처의 등장으로 한층 복잡해질 예정이다. 석형에게 가끔 함께 밥을 먹자고 제안하는 등 전처는 석형과의 관계를 다시 잇고 싶어한다. 솔직한 민하는 괜한 오해가 불러일으키는 속앓이 대신 함께 있던 여자가 누구냐고 직접적으로 질문한다. 상대방의 이해 속에 과히 무례하지 않게 사적인 궁금증을 해소하는 민하의 모습은 사뭇 매력적이다.

되돌아온 반지로 의문을 남겼던 준완과 선영은 여전히 알콩달콩한 관계를 자랑한다. 서로의 마음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두 사람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인다. 반송된 택배는 택배일 뿐이라는 담백한 사실 수용은 관계에 악영향를 미치는 불필요한 의미 부여와 오해를 차단한다. 같이 있어 주지 못해 서로에게 미안해 하는 이들의 관계를 연결하는 것은 두 사람의 진심이지 손가락에 낀 반지가 아니다.

데이트를 하는 정원과 겨울의 모습에는 시작된 연인들의 설렘이 가득하다. 정원과의 데이트 중 겨울은 의아했던 연우 엄마(차청화 분)의 일을 상담한다. 정원은 겨울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짚어준다. 같은 일을 하는 두 사람의 대화는 정원이 겨울의 따뜻한 멘토가 되어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정원은 겨울에게 몸의 아픔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보듬는 의사가 되는 길을 안내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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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첫 방송한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한 장면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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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랑의 설렘을 담으며 시작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화에는 위급한 산모가 등장한다. 임신 19주에 조기양막파수가 의심되는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산모는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아기를 살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산모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산모의 출산을 성공시킨 석형에 대한 정보를 블로그에서 본 뒤 민하에게 담당의를 석형으로 바꿔줄 것을 간청한다.

산모의 상태를 확인한 석형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산모에게 약속한다. 한 산모를 두고 두 의사가 다른 진단을 내리자, 민하는 석형에게 혹시나 일어날 의료 사고가 두렵지 않느냐고 묻는다. 두렵지만, 산모와 아이의 가능성을 생각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는 석형의 대답은 깊은 울림을 준다.

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끝을 생각하고 누군가는 또다른 시작을 생각한다. 결과가 좋을 가능성이 적은 일에 희망을 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잘못될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석형은 쉽게 끝을 말하며 포기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한 끝을 말할 수 없는 것이 생명이라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의사가 손을 놓는 순간, 생존의 작은 가능성조차 사라진다. 절망의 끝에서 또다른 시작을 말하는 것이 용기가 된 복잡한 세상, 민하를 향한 석형의 대답은 곧 우리를 향한 질문이기도 하다. 절망에 사로잡혀 작게나마 열린 문을 보지 못하고 닫힌 문 앞에서 주저앉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두렵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석형의 대답은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의 연출진이나 출연자와 같은 관계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전작의 성공은 후광인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시청자의 과도한 기대감에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을 것이며, 전작과 다를 바 없이 식상하다는 평가나 역시 전작만한 후속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전작을 잇는 새로운 시즌은 단절되지 못한 또다른 시작이다. 전작의 존재가 안겨주는 부담감 속에서 드라마의 관계자들은 아마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즌 1과의 비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결과가 어떨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할 수 있는 하나이자 전부일 것이다.

많은 것들이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이 되는 세상 속에서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것도 존재한다. 겨울이 정원에게 궁금해 한 것은 병원에서 태어나 치료 받던 연우가 죽은 후에도 연우 엄마가 계속 병원을 찾는 이유였다. 정원은 연우 엄마가 연우를 기억할 수 있는 곳은 병원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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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첫 방송한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한 장면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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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연우의 생일이라며 케이크를 들고 다시 온 연우 엄마에게 언제든 오라는 말을 전한다. 병원에 오면 연우 엄마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연우 엄마의 말은 가슴이 아프다. 자식을 잃을 슬픔을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 슬픔은 매번 새롭게 시작되는, 끝을 낼 수 없는 고된 아픔일 것이다.

세상에 연우가 없더라도, 그 누가 불러주지 않더라도 연우 엄마는 죽을 때까지 연우 엄마일 수밖에 없다. 혹여 다른 자식을 얻더라도, 그 사실을 변형시키는 또다른 시작이란 있을 수 없다.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 속에서 당사자들이 상처를 보듬는 방식을 수용하며 묵묵히 함께하는 것이 최선의 애도일 것이다.

시청자의 흥미를 돋우는 시즌 2의 주된 테마는 익준과 송화의 러브 라인이 아닐까 싶다. 시즌 1의 마지막 화에서 익준은 송화에게 의미가 명백한 간접적인 고백을 했던 차였다. 시즌 2의 1화 끝 무렵, 송화는 익준의 방식으로 의미가 명백한 간접적인 거절을 한다. 모두에게 관심이 많은 한껏 익살스러운 익준이지만 송화의 거절에는 웃음을 잃고 만다. 앞으로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으로 전개될 이들의 관계가 자못 궁금해진다.

순환하는 바퀴처럼 시작과 끝이 반복되는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석형의 말처럼 오직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않을까. 어떤 결과에도 절망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잃지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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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첫 방송한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한 장면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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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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