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델타 변이의 습격…백신접종 모범국들 "다시 마스크 써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한지연 기자] [(종합)]

신속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팬데믹 종료를 기대하던 나라들도 델타 변이(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스라엘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권고했고, 앞서 영국은 신규 확진자 급증에 봉쇄령 해제를 한달 뒤로 연기했다. 접종률이 떨어진 미국에서도 앞으로 2~3주 안에 델타 변이가 지배 균주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델타 변이는 영국서 발견된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40~80%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은 백신 맞히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사진=AFP




이스라엘 "다시 마스크 쓰고 해외여행 자제"

이스라엘 당국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실내에선 마스크를 쓰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하면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찾아 공항 내 마스크 착용이 다시 의무화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공항 외에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달라"면서 해외여행 자제도 요청했다.

베네트 총리는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에서도 감염률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됐고, 모든 확산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21일 기준 이스라엘에선 125건의 신규 감염자 수가 확인됐는데, 이는 두달 전인 4월 20일 이후 가장 높은 일일 확진자 수다. 신규 감염자들의 약 70%는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고, 특히 약 3분의 1은 백신을 이미 맞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접종 후 감염자 중에는 아직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는 없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지난 15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화 착용 조치를 해제한 상태인데, 앞으로 며칠 상황을 보고 다시 의무화를 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 속도도 높인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12~15세의 청소년 예방 접종 중이다. 베네트 총리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다음달 9일 이전엔 1회 이상 백신을 맞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美도 델타 빠르게 확산…"2~3주 안에 지배 변이로"

다음달 4일 독립기념일에 백신 접종률 70%(1차 이상)를 달성해 코로나19 해방을 선언하려던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고등이 커졌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전체학 연구업체 헬릭스의 윌리엄 리 부사장은 델타 변이가 이르면 7월 중순 안에 미국 신규 코로나 감염자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날 공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2주 동안 코로나19 양성 반응 샘플 가운데 20.6%가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 비율은 2주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도 브리핑에서 "CDC 자료와 영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델타 변이가 다음 달 미국에서 지배 변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델타 변이 비중이 이미 절반에 가깝다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통해 델타 변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구 약 45%가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완료했고, 53%는 1회 이상 접종을 받았다. 그러나 젊은층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접종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제프리 지엔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델타 변이 감염자 중 상당수가 젊은이들"이라면서 "접종률 70% 달성을 위해선 몇 주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카이저패밀리재단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1명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필요한 경우에만 접종하겠다고 답했다. 이미 백신을 맞았거나 맞을 예정이라고 답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남은 인원의 절반 이상이 접종을 주저하는 것이다.


영국이 어쩌다…접종률 80%인데 '델타'에 무너졌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서방 국가 중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도 델타 변이에 흔들린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21일 1만468명이 새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는 줄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는 계속해서 1만명 안팎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영국 내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대 수준에 머물렀다.

신규 확진자 중 9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다. 성인 인구의 80% 이상이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60%에 달하는 사람들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영국 정부 최고 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잘 퍼지는 가을과 겨울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봉쇄 완화 조치에도 제동이 걸렸다. 영국 정부는 각종 봉쇄 정책을 단계적으로 풀면서 오는 21일 전면 해제를 계획했지만 이를 4주 미뤘다. 또한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델타 변이 예방효과가 각각 96%와 92%라고 밝혔다. 영국 최근 통계에 따르면 35세 이상의 감염률은 큰 차이가 없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24세 이하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