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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짐승같은 계부, 내딸마저 손댔다"…佛 '제2 소바주' 살인사건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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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성폭행 피해 의붓딸, 네 차례 출산 고통 끝 총기 살해

회고록 '모두 알고 있었다'로 충격 삶 공개…정당방위 호소

뉴스1

프랑스의 한 여성(오른쪽)이 24년 동안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이자 남편으로부터 자신의 딸들을 보호하기 위해 총으로 살해했다. (프랑스 언론 LCI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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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프랑스의 한 여성이 24년 동안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이자 남편으로부터 자신의 딸들을 보호하기 위해 총으로 남편을 살해했다.

지난 21일 영국 데일리메일, 가디언즈 등은 부르고뉴지방 샬롱쉬르사온에서 계부 다니엘 폴레트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발레리 바코 재판 소식을 보도했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재판에 앞서 바코는 지난달 회고록 '모두 알고 있었다'(Tout le Monde Savait)를 출간해 자신과 폴레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폭로했다.

이 책에 따르면 바코는 12세 때 계부였던 폴레트로부터 24년간 성폭행당했다. 바코의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알고도 신경 쓰지 않았고, 폴레트는 1995년 근친상간 혐의로 수감돼 3년간 옥살이를 했지만 이후에도 바코에 대한 성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둔기로 때려 코뼈가 부러지는 등 폭력과 모욕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바코는 "폴레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와 함께 사는 것을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결국 바코는 네 번씩이나 계부의 아이를 가져야 했고, 폴레트는 딸이었던 그를 아내로 삼기까지 했다. 알코올 중독이었던 폴레트는 바코를 성매매 업자에게 넘기는가 하면,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권총으로 협박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도움은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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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는 지난달 회고록 '모두 알고 있었다'(Tout le Monde Savait)를 출간해 자신과 폴레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폭로했다. (발레리 바콧 지원 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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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바코는 자신의 자녀들까지 폴레트에게 성폭행을 당할까 걱정이 됐다. 폴레트는 19세가 된 셋째 딸 칼린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폴레트는 칼린에게 침대에 같이 눕자고 하며 쓰다듬고,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에 바코는 딸이 자신과 같은 비극을 겪지 않게 하고 싶어 지난 3월 폴레트를 권총으로 쏴 살해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검찰은 공판에서 바코가 폴레트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 이유인즉슨, 바코가 회고록에 "이 일(폴레트가 자녀들을 성폭행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쓴 부분이 살해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바코 측은 폴레트 살해가 정당방위라고 반박했다. 바코의 변호인은 "바코가 어릴 적 고통스러운 일을 겪을 때 주변 사람들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면서 "(폴레트를 살해한 것은) 평생을 지배당하고 통제당한 여성이 그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바코의 사연을 들은 현지 여성 누리꾼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 바코의 무죄를 주장하며 지지 서명을 벌이고 있다. 바코의 자녀들 역시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면서 엄마의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이번에 열리는 바코의 재판은 프랑스 내 가정폭력 문제를 재조명했던 '자클린 소바주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자클린 소바주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과 47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오며 상습적인 성폭행과 구타에 시달린 인물이다. 마찬가지로 학대를 당하던 아들이 2012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소바주는 다음 날 남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그는 2014년 10월 살인죄가 인정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2016년 12월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완전 사면을 명령, 석방됐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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