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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종목속으로]카카오에 역전당한 네이버, 반전 기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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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늘(23일) 8%대 상승

강세장에 이베이코리아 인수 포기→신사업 기대감

카카오도 5%대 강세

견조한 실적 성장세에 배팅

카카오 자회사 상장 성적에 따라 시총 변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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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네이버(NAVER)가 시가총액 3위 탈환에 나섰다. 4월 이후 이달 초까지 지지부진한 주가는 지난 15일부터 경쟁사인 카카오에서 밀리기 시작해 갈수록 시총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하지만 23일 장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며 카카오를 맹추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중 전일대비 9.21%% 상승한 42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52주 최고가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3월18일 41만원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언택트가 대세가 되면서 몸값을 키워온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날 오전 12시18분 기준 카카오의 시총은 74조8021억원, 네이버는 69조3191억원이다.


◆역전의 이유 =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각각 5조3041억원과 4조15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네이버가 1조2153억원으로, 카카오 4558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이익 규모로는 네이버가 압도한다.


하지만 성장세는 카카오가 훨씬 가파르다. 지난해 실적 기준 네이버 매출액은 21.76% 증가한 반면, 카카오는 35.4% 성장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네이버가 5.19%에 그쳤지만, 카카오는 120%에 달한다.


올해 1분기를 비교해도 네이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9.83% 증가한 1조4990억원이었다. 카카오는 44.87%나 증가한 1조2579억원으로 매출액도 네이버를 바짝 쫒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네이버(2888억원)가 0.99% 감소한 반면, 카카오는 78.57% 증가한 1575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카카오에 역전 당한 이유는 이익 성장률이 둔화된데서 찾을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비용이 빠르게 증가했는데 인건비와 관련된 개발·운영 비용과 커머스 확대로 인한 마케팅비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지난해 네이버의 개발·운영비는 전년대비 16.3% 증가한 1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연봉 인상 및 주식보상비용 등의 증가로 전년대비 29.5% 증가한 1조5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또 페이 적립금 증가 및 웹툰 등 신사업에 대한 마케팅비도 계속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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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카드는? =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광고와 컨턴츠, 메신저 등 대부분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커머스와 컨텐츠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라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매개로 한 금융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이증권에 이어 최근에는 카카오손해보험에도 진출했다.


올해초 네이버는 글로벌 1위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하며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또 최근에는 문피아와 SM 엔터 인수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쿠팡의 뉴욕 증시 입성으로 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신세계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네이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지만 최종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것을 놓고 시장에선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네이버의 자체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가 연간 40~50%로 빠르게 성장하는데다 이베이가 쿠팡과 커머스 경쟁에선 필요한 물류나 신선식품에서 강점이 없는 만큼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이날 네이버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이베이 인수를 철회하면서 또 다른 신사업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사업의 확장성은 네이버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기업가치 레벨업 관점에서도 중요 사안"이라며 "광고와 커머스 사업은 국내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가시적 성과가 추가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네이버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52만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광고를 제외한 고성장 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2019년에는 39.1%에서 2021년에는 51.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네이버의 매출 성장 트렌드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영업비용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네이버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하반기 상장하는 카카오 자회사들의 공모가와 상장초기 주가 흐름에 따라 시가총액 역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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