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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민심 역행' 일본, 40년 넘은 원전 첫 재가동…76% "탈원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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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도입된 '40년 룰' 이후 첫 사례

헤럴드경제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소 운전 기한을 40년으로 규정한 '40년 룰'을 도입한 가운데 처음으로 40년 노후 원전의 재가동하는 사례가 나왔다. 사진은 일본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에서 야간에 사람들이 밝은 조명 속에 이동하는 장면.[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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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일본에서 운전을 시작한 지 40년이 넘은 원자력 발전소가 재가동하는 첫 번째 사례가 나왔다.

일본 간사이(關西)전력은 23일 운전 기간이 40년을 넘은 후쿠이(福井)현 소재 미하마(美浜) 원전 3호기 재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인 2013년 7월부터 시행한 '원자로 등 규제법'에 근거를 두어 원전 운전 기한을 원칙적으로 40년으로 규정한 '원전 40년 룰'을 도입했다.

40년이 지나면 자연재해 및 사고 대책을 강화한 규제 기준을 통과한 뒤 관할 지자체의 동의를 얻을 경우 한 차례 최장 20년까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일본에서 40년이 넘은 원자로 재가동은 이 룰이 도입된 후 미하마 원전 3호기가 처음이다.

1976년 3월 운전을 시작한 미하마 원전 3호기는 가압수형 경수로(PWR) 원전으로 정격출력은 82.6만㎾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를 계기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2016년 안전기준 심사를 통과해 2036년까지 20년간 수명이 연장됐다.

이 원전 운영업체인 간사이전력은 올 4월 재가동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 있던 관할 지자체(후쿠이현)의 동의를 받고 재가동을 준비해 왔다.

이날 핵분열 반응을 억제하는 제어봉을 빼는 것으로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간사이전력은 1개월가량의 조정 운전을 거쳐 7월 27일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규제 기준으로 설치가 의무화된 테러대책 관련 시설공사 완료 시점을 올 10월 25일 기한에 맞추지 못해 올 10월 23일부터 다시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재가동 기간은 4개월 남짓에 불과할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미하마 원전 3호기의 이번 재가동이 4개월간의 단기 운전에 그치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10주년을 맞은 해에 '원전 60년 운전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전에 총 54기의 원자로가 가동됐지만,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전면 가동 중단을 거쳐 운전이 재개된 것은 올 5월 현재 9기(원전 기준 5곳)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탈(脫) 탄소 사회를 실현한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정책 목표에 따라 전력 공급원으로 20~22% 수준의 원자력 발전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기여하는 몫은 6% 수준이어서 이 계획에 맞추려면 최소한 16기의 원전을 추가로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도통신이 올해 동일본대지진 10주년을 앞두고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970명을 대상으로 한 우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68%가 '단계적으로 원전을 줄여 제로화(전폐)해야 한다', 8%가 '전폐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응답자의 76%가 탈원전 정책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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