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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점주 죽게 한 이것은?”...새우튀김 환불 퀴즈 냈다 사과한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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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새우튀김 환불 사건을 퀴즈 소재로 낸 ‘황정민의 뮤직쇼’. 사진lKBS


최근 새우튀김 한 개를 환불해달라는 소비자의 요구에 시달리던 식당 주인이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일이 발생한 가운데, 이 사건을 라디오 퀴즈로 낸 KBS가 청취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2일 KBS쿨FM '황정민의 뮤직쇼'에서 황정민 아나운서는 "이것 한 개의 환불 다툼에서 시작된 싸움이 분식집 주인을 죽음으로 몰고 가 공분을 사고 있다. 다음 중 이것은"이라고 퀴즈를 냈다. 답변 보기로는 삶은 달걀과 새우튀김, 순대 염통을 제시했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퀴즈 정답을 밝힌 후 "퀴즈로 내도 되는 사안인가 많이 망설였다"면서 "이렇게 퀴즈를 통해서라도 많은 분이 이 내용을 알고 관심을 두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풀어봤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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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 환불 사건을 퀴즈 소재로 활용한 것을 비판한 청원. 사진l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


하지만 방송 후, 한 청취자는 KBS 시청자 청원을 통해 해당 사건을 퀴즈 소재로 사용한 것을 비판했다.

청취자는 “국민들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명분하에 이 슬프고도 아픈 소식을 퀴즈의 한 소재로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타기 위해 이 문제를 맞히는 게 과연 국민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맞는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어 “신나는 음악과 웃음이 넘치는 프로그램이기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차라리 이 소식을 전하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청취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유가족에게 두 번의 대못을 박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이 글을 남긴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KBS는 23일 공식 입장을 통해 "선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그 때문에 불편을 느낀 분들이 계시면 당연히 사죄드려야 한다"며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황정민 아나운서는 23일 오후 2시부터 방송된 '황정민의 뮤직쇼' 오프닝에서 "어제 방송 중 퀴즈와 관련해서 깊은 사과드린다.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생각해보고자 하는 마음이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 동작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50대 A씨가 한 고객의 지속적인 항의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고객은 배달음식을 받고 하루가 지난 뒤 ‘새우튀김 3개 중 하나의 색깔이 이상하다’라고 환불을 요구했고, 이에 A씨는 ‘새우튀김 1개의 가격을 환불해주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고객은 전액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 전화를 하고 배달 어플리케이션에 비방 리뷰를 남겼다.

A씨는 배달 어플리케이션 고객센터와 환불 건에 대해 통화를 하다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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