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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연합시론] 국내도 델타 변이 비상…차단ㆍ방역ㆍ백신 3중 방어막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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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 세계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비상이 걸렸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론 다른 변이보다 훨씬 강한 전파력을 무기로 지구촌 곳곳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성인 인구의 82%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영국에서는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해 연일 신규 확진 1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델타 변이의 비율이 무려 99%를 차지하고 있다. 빠른 백신 접종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이스라엘은 최근 델타 변이로 재유행이 시작되자 다시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했다. 미국에서도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의 비중이 20%로, 최근 2주 사이 두 배로 늘었다. 미국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가 조만간 지배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전체 확진의 1.9%이고, 영국발 알파 변이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지만 이미 세계 84개국으로 확산한 점에 비춰 국내 지역 사회 유행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대폭 완화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음 달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변이가 퍼질 경우 방역 체계는 물론 백신 접종 계획까지 큰 차질을 빚을 우려가 큰 만큼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주요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영국), 베타(남아프리카공화국), 감마(브라질), 델타(인도) 등 네 종류가 있다. 이중 인도에서 유래한 델타 변이가 인류의 코로나 사태 극복에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처음에는 알파 변이가 세계적 유행을 주도했으나 최근 들어 감염력이 알파 변이의 70%,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는 무려 3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델타 변이는 백신에도 일정한 내성이 있어 돌파 감염 사례도 세계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무기 또한 백신이 사실상 유일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주로 접종된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시 30%대의 예방 효과만 보이지만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경우 그 비율이 약 60%와 8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건이 허용된다면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효과가 크고 1, 2차 간 접종 간격이 짧은 것으로 알려진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의 백신 접종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최선의 방책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아예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해외 입국자의 경우 임시 시설 격리와 자가 격리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다음 달부터는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가 면제될 예정이다. 문제는 남아공, 브라질 등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13개국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격리 면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는데 정작 인도와 영국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러 요인을 고려했겠지만, 다시 한번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거리두기 강도가 낮아지면서 사회 전반의 긴장감까지 덩달아 이완되지 않을지도 걱정이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많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시 한번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할 시점이다. 백신 접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새로운 변수가 생긴 만큼 이미 확보한 백신 물량을 가능한 한 신속히 들여와 접종 속도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종류와 상관없이 백신 대부분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상당한 방어력이 있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의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때마침 23일 국내 일일 신규 감염자는 약 2주 만에 다시 600명대를 기록하고, 해외 유입 확진자도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나흘 연속 40명대를 이어가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염원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국내 유입을 최대한 늦추고 그사이 물샐틈없는 방역 속에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등 삼중 방어막으로 코로나 사태의 마지막 고비를 슬기롭게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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