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루카스 힌터제어가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출국 직전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울산 현대 |
[인천국제공항=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청용과 보훔 시절 그때처럼!”
22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울산 현대 외인 공격수 루카스 힌터제어(30·오스트리아)는 믿고 의지하는 주장 이청용과 시너지를 기대했다.
지난해 K리그1 득점왕 주니오가 떠난 뒤 대체자로 영입된 힌터제어는 전반기에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다. 독일 분데스리거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팀의 공격 템포에 어우러지지 못했다. 강한 대인 방어가 두드러진 K리그 수비수와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동료들의 믿음 속에 지난달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광주FC전(5월1일·2-0 승)에서 K리그 데뷔골을 쏘아올렸고 중대한 고비였던 전북 현대와 라이벌전(5월19일)에서 통렬한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팀의 4-2 대승을 견인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성남FC전(2-2 무)에서는 K리그 입성 이후 첫 헤딩골을 터뜨렸다.
홍명보 감독은 힌터제어의 득점도 반갑지만 전방에서 동료와 연계 플레이가 한결 나아진 것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울산은 한때 올여름 다른 외인 골잡이를 수혈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힌터제어를 믿고 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출국장에서 만난 힌터제어는 최근 득점 얘기에 크게 들뜨지 않았다. 울산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아직 스스로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든, 미디어를 마주하든 자신이 100%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여길 땐 말을 아끼는 편이라고 한다. 힌터제어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특히 전북전에서 팀이 다득점하는 데 이바지하면서 컨디션이 더 나아진 것 같다. ACL에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강조했다.
힌터제어가 살아나는 데엔 이청용의 존재가 크다. 둘은 지난 2018~2019시즌 독일 보훔에서 각각 최전방과 2선의 핵심 요원으로 뛰며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힌터제어는 최전방 공격수로 뛰며 프로 커리어 한 시즌 최다인 18골(페널티킥 3골)을 넣었는데 4골을 이청용의 어시스트로 해결했다. 이청용의 공식 어시스트로 인정되진 않았지만 나머지 득점 과정에서도 둘의 호흡은 돋보였다. 힌터제어가 울산 유니폼을 입는 데엔 먼저 팀에 합류한 이청용의 추천도 한몫했다.
울산 현대 이청용. 스포츠서울DB |
힌터제어는 “이청용과 함께 한 보훔 시절은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 그는 페널티박스에서 크로스는 물론 파이널 패스에 매우 능하다. 창의적으로 기회 창출을 할 줄 아는 훌륭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울산에서는 내가 전반기 선발로 많이 뛰지 못해 함께 플레이할 기회가 적었다. (하반기엔) 더 많은 시너지를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힌터제어는 이청용을 ‘게임 체인저’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보훔 시절처럼 이청용의 창의적인 패스를 받아 하반기 더 많은 골을 터뜨리겠다는 각오를 품으며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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