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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靑 이철희 “박성민에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 男 비서관은 적당한 사람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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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공무원 대우 맞지만, 임기가 1달에서 1년이 채 안 될 것… 이해해달라”

세계일보

25세 대학생 신분에서 청와대 청년비서관으로 ‘파격 발탁’ 된 박성민(사진·25)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두고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청년층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심 수습에 나섰다.

이 수석은 지난 2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박성민) 본인이 (비서관) 하겠다고 나선 게 아니라 저희가 부탁해서 도와 달라 한 것”이라며 “원래는 ‘남녀 공동비서관제’를 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20·30대 남녀 공동으로 (청년비서관) 해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실험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적당한 남성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2~3주 정도 계속 남성 청년비서관을 찾았지만 실패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발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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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청와대 제공


이 수석은 “어느 날 갑자기 ‘누구 찬스’ 써서 데려온 게 아니라 박 비서관도 당에서 활동했고, 사회적 활동하면서 평가받고 검증받은 사람이라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년비서관이 모든 ‘청년정책’을 좌지우지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박 비서관이 1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 청와대 비서관직에 임명되자 누리꾼을 중심으로 ‘행정고시를 패스한 사람이 30년을 근무해도 1급 공무원 되기 어렵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 수석은 “그 말씀도 맞다”라고 ‘긍정’하면서도, “다만 이 자리는 정무직이기 때문에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짧게 하면 한 달, 아무리 길게 해봤자 문재인 대통령 임기 때까지밖에 안 하는 거라 길어도 1년이 채 안 되니 그런 점을 고려해달라”고 설명했다.

현재 야권에서 불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인기를 의식해 부랴부랴 박 비서관을 자리에 앉힌 게 아니냐는 비판에는 “(청년비서관 인사 검증이) 시작된 지 따져보면 2달 전으로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가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을 안하고 있을 때”라고 부인했다.

이 수석은 그러면서 “단지 청년 문제는 청년 당사자들의 고민이 반영되면 좋겠다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며 기왕이면 여야 공히 정부도 청년 문제에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읽어준다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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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연소 비서관이 된 박 비서관은 고려대 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며 청와대 입성을 위해 휴학하기로 했다. 박 비서관은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청년대변인, 최고위원 등을 거쳤다.

박 비서관의 청와대 내 직책은 ‘1급 공무원’ 상당의 대우를 받는다. 2021년도 직종별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특정직 및 별정직 공무원 1급은 412만2900원의 급여를 받는다. 여기에 각종 수당을 합하면 연봉은 약 7000만~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박 비서관의 청와대 입성에 국민의힘 보좌진협회(이하 국보협)는 “파격 아닌 코미디”라고 비판성명을 발표했다.

국보협은 “청와대가 25세 대학생을 1급 청와대 비서관 자리에 임명한 것은 청년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분노만 살 뿐”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청년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석·박사를 취득하더라도 취업의 문을 넘기 어렵다.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이번 인사에 성원을 하겠는가, 박탈감을 느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보협은 “박 비서관은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을 하면서 진영논리에 철저히 매몰됐던 기성정치인과 다를 바 없던 수준을 보여준 사람이었다”며 “최고위원 지명 당시에도 파격이라며 주목받았지만 그가 내놓은 청년 정책, 메시지는 단 한 건도 없다. 실력이 없으면 그가 ‘대한민국 청년’으로서의 상징성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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