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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민주당, '경선 연기' 결정 25일로 미뤘지만 갈등 품은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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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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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회의 공개 여부와 관련한 김민석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대선 후보 경선 연기 요구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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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장시간의 마라톤 회의에도 대선 경선 연기 논란을 매듭짓지 못하고 최종 판단을 유보했다. 지도부는 오는 25일 대선기획단의 경선 계획을 보고받은 후 연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당헌에 명시된 '상당한 사유'를 두고 원칙론과 연기 주장이 대립한 가운데 경선 연기 찬성 측으로 대표되는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들과 반대 측인 이재명계 의원들 간 향후 행보가 갈릴 전망이다.


與 '경선연기' 결정 보류, 25일 최종 결론…'상당한 사유' 이견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국회 본청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행 당헌에 규정된 180일을 기본으로 해 대선 경선 기획단이 선거일정을 포함한 기획안을 오는 25일 최고위에 보고하고, 보고받은 후 최고위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소집해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한 의원들의 찬성·반대 의견을 들은 후 최고위를 소집했다. 최고위에서는 경선 연기 안건을 당무위원회에 상정할지 여부를 논의했다.

민주당 당헌 88조2항엔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원칙론'에 근거에 경선을 연기할 '상당한 사유'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고 대변인은 "송 대표는 (연기 근거인) '상당한 사유'에 대한 충분한 인정이 어렵기 때문에 현행 당헌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반대 의원들의 의견도 대선기획단에서 기본 당헌 규정대로 안을 만들고 거기에 큰 문제가 있다면 더 논의하고 최종 결정하자는 것"이라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에서) 여러 문제 제기가 (연기 주장이) 있었기 때문에 (기획단이) 현행 당헌(180일)을 기본으로 해서 일정을 짜볼 것"이라며 "그 일정에서 과연 (연기를 주장하는) 여러 후보가 제기하는 문제가 도출되는지 보고 (최고위가)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연대' vs 이재명계 ''신중'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들이 경선 연기를 주장하면서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가 현행 규정대로 경선일정을 확정할 경우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대권주자 중 이재명계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박용진 의원은 원래대로 경선을 하자는 '원칙론'을, 이낙연계·정세균계는 경선 일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연기론'을 주장하고 있다. '친인사인 이광재 의원 역시 연기론에 합세했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이낙연계와 정세균계는 당무위원회 소집 카드를 쥐고 지도부를 압박해 나갈 것으로 보여 향후 경선 연기 찬성파의 행보도 주목된다.

실제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들은 송 대표가 '원칙'을 강조하면서 현행 규정대로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자, 경선 연기 안건을 다룰 당무위원회를 열기 위한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당무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는 만큼, 지도부 결정과 별개로 경선 연기를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은 지도부가 경선기획단에 일단 공을 넘기고 한발 물러선 만큼, 당장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기론을 주장하는 주자 간 연대도 잦아질 조짐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이광재 의원은 22일 의총에 앞서 합동토론회를 개최하고 연대 전선을 확인했다.

이재명계는 최고위원회 내부에서 현행대로 실시하는 의견이 수적으로 우세한 만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병원·김영배·전혜숙 최고위원이 연기를 주장하지만, 송 대표와 김용민·백혜련 최고위원,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은 현행 유지에 힘을 싣고 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연기에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론을 주장했던 여권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지도부의 결정에 입장문을 내고 "'오늘(22일) 지도부의 결정으로 우왕좌왕 6월을 다 흘러보내게 됐다'는 안타까움을 갖는다"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25일 최고위 전까지 현행 '180일 룰'을 전제로 대선 일정을 조명해본 후 일정 등 관련 의견을 수렴해 최고위에 보고할 방침이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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