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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버스요금 내지 마세요" 남녀노소 누구나 공짜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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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프랑스에서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는 마을과 도시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영국 BBC는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무상 대중교통'을 조명했습니다.

영화 '덩케르크'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프랑스 북서부 항구도시 됭케르크는 지난 2018년 9월 '대중교통 무료화'라는 파격적 결정을 내린 곳인데요.

주민 약 20만 명은 돈을 내지 않고 18개 버스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됐죠.

그로부터 2년 6개월이 흐른 지금, 시 당국은 이 정책이 한때 공업항이었던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탄소 배출을 줄였다고 자평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대중교통 승객이 주중 약 60%, 주말 두 배로 증가했고, 신규 이용자 중 절반가량(48%)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정기적으로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이웃 도시 칼레를 비롯한 30여 개 지자체에서 대중교통이 무료 운행되는지라 프랑스에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닌데요.

심지어 툴루즈 교외인 콜롱비에르는 지난 1971년 유럽 도시 중 제일 먼저 대중교통 이용 요금을 폐지한 원조 격이죠.

이 같은 움직임은 근래 유럽 내 다른 지역에서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유럽연합(EU) 국가 수도 중 맨 처음으로 에스토니아 탈린이, 작년에는 전 세계 국가 최초로 룩셈부르크가 대중교통 이용료를 없앴는데요.

됭케르크 사례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이러한 혜택을 주는 프랑스 도시 가운데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아르노 파살라쿠아 파리12대학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명백한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더 큰 규모의 도시에서도 무임 정책이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녹색교통'이 대세라지만 이 같은 시도가 파리, 런던과 같은 '메트로폴리탄'에서도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대론자들은 이 정책을 대도시에 확대·적용할 경우 막대한 비용 발생, 인프라 부족 등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합니다.

샤를 에리크 프랑스 교통당국협회 부회장은 "승객에게는 공짜지만 다른 어딘가에서 그 비용을 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은 됭케르크보다 승차권 수입 규모가 훨씬 크다"며 시 재정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죠.

실제로 광역도시에서 비슷한 시도를 했다가 흐지부지된 사례가 우리나라에 있었는데요.

지난 2018년 서울시에서 미세먼지가 심할 때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라는 카드를 내놓았지만 시행 두 달 만에 폐기했죠.

당시 시는 한 번에 50억 원이 드는 이 사업을 예산을 증액해서라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실효성 등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접었습니다.

올해 1조 원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되는 서울지하철도 그 원인 중 하나로 연간 수천억 원에 이르는 노인 등 무임수송을 꼽고 있죠.

하지만 경기 화성시가 수도권 최초로 아동·청소년과 노인의 관내 대중교통비를 지원하는 등 친환경 교통정책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는데요.

프랑스 파리, 스트라스부르 같은 대도시들 역시 청년층에게는 아예 요금을 받지 않거나 주말에 공짜로 태워주는 등 어깨의 짐을 덜어주려 애쓰고 있습니다.

찬성 측에서는 도심에서 밀려나 외곽에 거주하는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대중교통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층을 위한 공익 차원에서 교통비를 면제해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팬데믹으로 침체된 도심이 활기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세계 곳곳에서 실험 중인 이 정책이 부작용 없이 친환경과 복지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지선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연합뉴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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