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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국내 금융·증권 전문가 3인이 본 인플레 시대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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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향한 백신 접종이 한창인 요즘,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전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상보다 매파적(hawkish·긴축선호)인 발언을 내놓고 있어 올 연말부터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또다시 드리운 2021년,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대응법을 돌아본다. [편집자주]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나오면서 재테크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넘쳐나는 유동성에 대부분의 자산이 오르는 ‘모든 것의 랠리(everything rally)’가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투자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코노미조선’은 금융·증권업계 전문가이자 경제 도서 저자 3명에게 ‘인플레이션 대비 투자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오건영 신한은행 IPS그룹 부부장(이름순)이다.

조선비즈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오건영 신한은행 IPS그룹 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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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수석연구위원은 1986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신영증권·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증권업계 ‘구루’다. 신환종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신용평가,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자산운용사, 우리투자증권을 거친 글로벌 투자 전문가다. 오건영 부부장은 거시경제 전문가로 유튜브에서 활약하면서 ‘금융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냐의 문제”라고 봤다. 또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면서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비중을 조절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보나.

신환종 “경기 사이클을 4단계(디플레이션·리플레이션·인플레이션·디스인플레이션)로 보는데, 지금 상황은 인플레이션 진입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인플레이션 이슈가 지속하다가 내년 중순부터 안정을 찾을 것이라 본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기저효과와 보복소비, 계속되는 양적완화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2분기가 정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오건영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국면이다. 지금은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고성장·고물가로 올라오는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든 경기가 꺾일 수 있다. 2007~2008년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났으나 실물 경기가 올라오지 못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2011년에도 유가가 120달러를 넘었지만 중국의 긴축경제,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위기 등이 겹치며 디플레이션으로 전환됐다.”

인플레이션 맞춤 투자를 해야 할까. 금, 원자재 투자는 어떻게 보나.

김한진 “백신 덕분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악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국가가 늘어날 것이다. 경기 확장 구간에 들어섰다고 보는데, 이 경우 주식과 원자재가 좋다. 물론 주가와 원자재 가격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에, 상승 탄력이 기대에는 못 미칠 수 있다. 신흥국보다는 경기 주도권을 가진 선진국 주식이 좋을 것 같다. 한국과 대만, 중국 증시가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있다. 이미 주가가 크게 오른 산업재, 에너지주보다는 금융주, 소비재가 좋아보인다. 원자재는 과거 흐름을 분석해볼 때 목재, 철강보다는 원유가 괜찮을 것으로 본다. 금은 이미 강세인데다 금리 인상기에 불리하기 때문에 매력이 크지 않아 보인다.”

신환종 “언제든 상황이 반전될 수 있어서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 금 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다. 원자재 중에서는 산업용 금속이자 친환경 에너지 설비 구축에 활용되는 구리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 내년 초까지는 인플레이션 상황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이나 경기민감주 등에 투자해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는 채권 투자도 다시 추천한다. 금리 인상기 채권 투자는 좋지 않지만,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채권도 나쁘지 않다. 미 국채 10년물 이자율이 2% 전후로 올라간다면, 채권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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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책 '부의 시나리오'




오건영 “그간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푼 덕에 모든 자산이 올랐다. 하지만 투자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돈을 푸는데도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 중앙은행이 예상외로 빠르게 긴축정책을 시행하는 경우 등이다. 하나의 포트폴리오만 가져가기엔 너무 위험하다. 금, 원자재 모두 일부만 가져가야 하는 대안 자산이다. 여러 자산에 투자해놓고,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비중을 조정하라.”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 비트코인 투자는 어떤가.

김한진 “암호화폐를 인플레이션 헤지용이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금융 시스템 안에 정착해 신용을 창출해야 하고, 대출의 매개가 돼야 한다. 하지만 기존 은행 시스템, 통화 당국과도 충돌할 것으로 보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오건영 “비트코인은 여전히 규제를 받고 있고, 변동성이 높아서 전면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금리 인상은 언제쯤으로 예측하나. 금리 인상 때 유리한 투자법은.

김한진 “미국 금리 인상 시기는 2023년 상반기가 될 것 같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에도 가장 유망한 자산은 주식이다. 다양한 혁신 성장 기업과 꾸준히 성장하는 소비재 기업이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본다. 금리는 몇 년 후면 다시 하락할 것이고 기업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환종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는 2022년 말, 2023년 정도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를 올릴 때쯤이면 경기 회복이 상당히 진행되고, 시장금리가 많이 상승한 상황일 것 같다. 이 경우 4~5% 수준의 고금리 회사채, 하이일드 채권 펀드, 변동금리 채권으로 구성된 ‘뱅크론 펀드’가 유망해 보인다.”

오건영 “미국의 테이퍼링은 내년 상반기쯤, 금리 인상은 2024년 초로 예상한다. 한국은 양적완화 단계가 없고 수출이 호조세라서 미국보다 금리 인상 시기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대부분 보급되고, 내수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 수출 경기가 탄탄하게 유지되는 점을 보면서 내년 2~3분기 정도 금리를 인상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기에는 단기 예금에 가입해 올라가는 금리를 수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채권 펀드 투자 시에는 단기 채권에 집중해야 한다. 주식 시장의 경우는 물가만 올라서 금리가 오르는 것인지, 혹은 경기가 개선되면서 금리가 오르는 것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야 한다. 전자의 경우는 원자재 비중을 높여가는 대응이 필요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경기 개선의 수혜를 보는 주식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Part 1. 인플레이션의 역습

· 인플레이션 귀환하나

· [Infographic] 인플레이션의 과거와 현재

Part 2. 인플레이션 시대 살아남기

· 인플레이션 촉발 4대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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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제 전문가 3인 인터뷰

Part 3. 해외 전문가의 진단과 전망

· [Interview]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 수석경제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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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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