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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귀하신 몸' 된 팹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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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전 세계적 반도체 품귀 현상

심지어 한국 중소 팹리스에까지 손 벌리는 사례 이어져

이런 이유로 유망한 팹리스 M&A까지 하는 경우 있어

다만 한국 여전히 팹리스 변방, 정부 지원·관심 필요해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면서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도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

배종홍 코아리버 대표는 “해외 반도체 경쟁사들이 수급난에 제때 거래처에 제품 공급을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유수 가전 업체들이 우리 회사로 찾아와 반도체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며 “지난해 102억원 매출을 올렸는데,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최소 50%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코아리버는 전자기기에 들어가 각 부문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는 반도체인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에 주력하는 팹리스(반도체 개발) 업체다. 최근 국내외 유수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 바로 MCU 공급 부족 때문이다. 다만 코아리버는 현재까지 자동차가 아닌 밥솥과 리모컨, 도어락 등 가전에 들어가는 MCU에 주력하고 있다. 배 대표는 내친김에 가전에 이어 자동차용 MCU 분야에 도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근 팹리스 업체들이 ‘귀한 몸’으로 주목받고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패키징(후공정) 업체들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통신용 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미국 퀄컴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미국 인텔처럼 반도체 개발에서 생산, 판매까지 자체적으로 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와 구분된다.

코아리버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텔레칩스는 최근 자동차용 MCU 시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이 제품은 해외 유수 반도체 업체들과 차별화한 제품으로 주목받는다. 네덜란드 NXP와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자동차용 MCU 강자들은 통상 8인치 웨이퍼(원판)를 이용한다. 하지만 8인치 공정이 현재 수급난을 겪고있다. 반면 텔레칩스는 반도체 생산에 있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12인치 웨이퍼 공정을 이용한다. 이런 이유로 텔레칩스는 국내외 유수 완성차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텔레칩스는 연내 이 제품을 완성차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팹리스 업체를 M&A(인수·합병)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팹리스 업체 하이빅스를 최근 44억원에 인수했다. 하이빅스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와 함께 주문형반도체(ASIC) 등에 주력한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모바일 부품사업과 반도체 간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팹리스가 최근 불어닥친 반도체 수급난을 해소하는 데 있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팹리스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팹리스 시장은 지난해 1174억 4300만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팹리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지만, 정작 ‘반도체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은 여전히 팹리스 분야에서 변방에 머물러 있다. 전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5%에 불과하다. 한국 업체는 팹리스 상위 20위 안에 실리콘웍스(17위)만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글로벌 업체들이 장악해온 분야에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R&D(연구·개발) 자금 등에 있어 과감한 지원 정책을 통해 국내 팹리스 산업을 육성에 나서야 하겠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강경래 중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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