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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코로나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에게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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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

코로나19로 인해 양극화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 분배 지표로 꼽히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 지표는 2020년 2분기 이후 계속 나빠지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해 발표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1분위(최하위 20%)와 5분위(최상위 20%) 가처분소득을 비교하는 지표다. 수치가 오르면 분배의 악화를, 수치가 내리면 분배의 개선을 의미한다. 2020년 2분기 5.03배였던 지표는 2021년 1분기 6.3배로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이후 분배가 악화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같은 기간 1분위 가구 중 처분가구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의 비중도 늘어났다. 2020년 2분기 47.1%였던 1분위 적자가구 비율은 2021년 1분기 60.6%로 13.5%p 늘어났다. 코로나 이후 저소득층 가구의 살림살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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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코로나가 전체 가구에 미친 영향에 대한 조사 자료들은 있지만 코로나가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SH공사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로 인한 경제생활의 변화는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 대상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소득감소로 인한 경제적 문제(36.6%)를 꼽았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경우 타 직업군에 비해 훨씬 높은 59.2%가 경제적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51%는 코로나로 인한 소득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식료품비와 외식비를 줄이고 있다고 한다. 소비감소항목중 식료품비 40%, 외식비 20%로 두 개 항목이 6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가구의 2020년 지출감소항목은 외식비, 의류신발, 통신, 오락 등의 비중이 컸다는 가계동향조사 결과와는 상이한 모습이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들은 주거비 등 다른 항목에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없다보니 식료품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료품비 감소는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인이라,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공공임대 거주자 10명 중 7명이 코로나로 인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한 부분이다. 이들의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우울감을 가져오고 사회적 고립감과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단적 우울감은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사회경제적 위기상황에 저소득층이 겪는 어려움은 일반가구보다 훨씬 크다. 특히 고령자, 장애인 비율이 높은 공공임대주택단지에서 감염병으로 인한 위험, 실직, 소득 감소 등은 경제적 어려움 외에 우울과 불안감 등까지 복합적으로 야기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들이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적응하고 있으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은 어떠한지에 대해서까지 심도 있는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자의 주거안정과 주거비 경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거안전망이다. 감염병 예방과 대응을 감안한 공공임대주택 설계와 단지계획 등도 검토돼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위기상황에 대응해 생계와 복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 소득감소를 보전해주는 것을 넘어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까지 고려해 저소득층의 생활을 지원하는 정부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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