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의 통화 긴축은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의 두 단계로 이뤄진다. 연준은 현재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제로 금리(연 0~0.25%)와는 별개로 국채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매달 1200억달러씩 돈을 풀고 있다. 테이퍼링이란 국채 등의 매입량을 매달 조금씩 줄여 나감으로써 일정 기간 후 양적 완화를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금리 인상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보면 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신흥국 증시와 외환시장을 큰 혼란에 빠트릴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미 연준의 현재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13년 상황과 흡사하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시사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을 일으켰다. 긴축 발작이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뀔 때 자본유출을 촉발해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현상이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은 예상보다 1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은행들 사이에서 연준이 오는 9월 테이퍼링을 선언하고 12월부터 테이퍼링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긴축발작을 일으킬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며 불안 요인이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지난주 한국은행이 9월말로 끝나는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한 것은 의미가 크다. 금융당국은 가능한 모든 대비를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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