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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테이퍼링 시동거는 미 연준, 이번엔 긴축발작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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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주 열린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차회의는 예상보다 매파적(긴축 선호)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회의 후 공개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점으로 나타낸 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 다수가 금리 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예상보다 1년 앞당겼다. 일부 위원들은 빠르면 내년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미 연준의 통화 긴축은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의 두 단계로 이뤄진다. 연준은 현재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제로 금리(연 0~0.25%)와는 별개로 국채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매달 1200억달러씩 돈을 풀고 있다. 테이퍼링이란 국채 등의 매입량을 매달 조금씩 줄여 나감으로써 일정 기간 후 양적 완화를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금리 인상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보면 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신흥국 증시와 외환시장을 큰 혼란에 빠트릴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미 연준의 현재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13년 상황과 흡사하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시사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을 일으켰다. 긴축 발작이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뀔 때 자본유출을 촉발해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현상이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은 예상보다 1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은행들 사이에서 연준이 오는 9월 테이퍼링을 선언하고 12월부터 테이퍼링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긴축발작을 일으킬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며 불안 요인이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지난주 한국은행이 9월말로 끝나는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한 것은 의미가 크다. 금융당국은 가능한 모든 대비를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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