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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집단감염'서 가족 간 전파…1년째 '의식불명', 누구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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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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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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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지만 정작 자신을 통해 감염된 배우자가 '식물인간'이 됐음에도 보상을 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 산업재해에 따른 보상은 근로자 당사자에게만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피해자 측은 국가가 아니라면 회사라도 도의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회사는 인과관계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현행 산재 보상 관련법이 감염병의 특수한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직장서 걸린 코로나…남편은 2주만에 '식물인간'

쿠팡물류센터에서 분류작업 직원으로 근무하던 여성 A씨(46)의 일가족은 지난해 5월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이 시작되면서 A씨가 확진판정을 받았고, A씨를 통해 모든 가족이 코로나에 걸렸다.

A씨가 단기계약직으로 물류센터에서 근무한지 한달 만의 일이었다. 일가족이 즉각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남편 B씨(56)는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입원한지 2주일만인 지난해 6월 7일 남편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남편을 진단한 의사는 '저산소 뇌손상'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내렸다. 기저질환이 없던 남편이 순식간에 식물인간이 됐다는 A씨 측의 주장이다.

이후 악몽 같은 현실이 시작됐다. 남편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의식이 없다. A씨 가족들은 남편이자 아버지인 B씨가 언제 어떻게 악화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매월 쌓이는 병원비 압박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직장에서 걸린 코로나로 배우자까지 피해를 봤지만 감염의 책임은 오롯이 A씨가 진다. A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난해 8월 6일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았지만, 남편은 산재 대상이 아니다.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A씨는 회사로부터도 외면받았다. 매일 남편의 곁을 지키느라 출근도 못한 A씨에게 쿠팡은 지난 4월 단기계약 기간이 끝났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배우자 산재 판정 사례는 없어"…감염병으로 인한 특수사례

A씨 일가족은 쿠팡에 B씨의 치료를 끝까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쿠팡 측은 단기 지원만 하겠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양측은 지난해 말부터 5차례 만났지만 지난 21일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A씨 일가족을 대리하는 송기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는 "B씨는 기저질환이 없었음에도 피해자 측에서 코로나 때문에 의식불명이 됐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공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쿠팡 측이 코로나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서 식물인간이 됐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해자 가족들은 앞으로 치료를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쿠팡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면서 민사소소을 재개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감염병으로 인한 특수한 사례로 본다. 권호현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재시 요양비를 받을 수 있는 주체는 근로자 당사자뿐"이라며 "그동안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발생한 희귀병에 대한 본인의 산재 사례는 있었지만 배우자까지 병이 걸린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도 "이번 사태는 감염병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배우자까지 (산업재해로) 피해를 본 전례가 없다"며 "그렇더라도 코로나가 가족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예견됐기에 쿠팡 측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한 가정의 소득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식물인간 상태가 언제 어떤식으로 악화될지 모른다"며 "코로나 비대면 배송으로 급격히 성장한 쿠팡이 도의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쿠팡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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