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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尹 X파일' 봤다는 이재명···與 일부 "남의 집 불구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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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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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X파일’은 대선판에서 여권의 희망이 될까 부메랑이 될까.

“윤석열(전 검찰총장)의 수많은, 윤우진 등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지난달 25일)을 도화선으로 붙은 불은 지난 19일 “파일을 입수했다”는 야권 인사(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가 등장하면서 삽시간에 정치권 전체로 번졌다.

야권에 긴장감이 돌았다. 지난 2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문제 되지 않는 내용일 것이다. 즉각 공개하라”고 받아쳤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22일 이상록 대변인을 통해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 하지 말라”며 “저는 국민 앞에 나서는데 거리낄 것이 없고, 그랬다면 지난 8년간 공격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공식 대응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불을 키웠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이 지사는 “저도 (윤석열 X파일의) 요약된 것, 비슷한 것을 보긴 봤다”며 “정치 세계에 조금 일찍 들어온 입장에서, 유사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의 입장에서 조언을 드린다면 어떤 의구심도, 어떤 의혹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남의 집 불구경’ 민주당 속내는



좀처럼 호재가 없던 여권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아직 목격담 수준인 ‘윤석열 X파일’이 지지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문건 형태는 아니지만, 윤 전 총장과 처가 재산 축적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콘텐트들은 유튜브 등을 타고 퍼지고 있다. JTBC 의뢰로 지난 19~20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지켰지만 29.3%로 2위를 기록한 이 지사와의 격차는 2.7%포인트로 오차범위(±3.1%) 내로 좁혀졌다. 4월 18일 같은 조사(16.2%포인트 차)에 비하면 큰 변화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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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열린 지지모임 '공명포럼' 출범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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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충청권 재선 의원은 “윤석열 X파일 거론 자체만으로 지지율에 꺾이는 건, 그가 검증 과정에서 무너질 수 있단 게 확인된 것”이라며 “야권 유력주자가 흔들리면서 여권 주자들로선 운신의 폭이 생겼다”고 말했다. X파일 내용을 봤다는 이재명계 인사는 “돈 문제와 관련된 의혹들은 깔끔하게 해명하기 어려운 성격의 것”이라며 “장성철 소장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여권 내 추격자 그룹 사이엔 윤 전 총장이 무너지면 여권 내 구도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까지 드러내고 있다. 군소 여권 대선주자 측 인사는 “윤 전 총장의 기세가 꺾이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항마’ 이미지도 약해질 것”이라며 “다른 주자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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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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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쪽에선 “강 건 너 불구경에 그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1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X파일 실체에 대한 질문에 “이명박 BBK 문제처럼 야당 경선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강훈식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장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X파일을) 받아본 적 있느냐, X파일은 민주당과 아무 상관이 없느냐”는 질문에 “내가 아는 범주에선 그렇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기 진영(국민의힘), 자당으로 영입하려고 하는 그 분과 관련한 진실 여부가 중요하지 출처가 본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강 건너 불구경’에 그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며 “오히려 야권 내부서 의혹을 키우는 상황에서 굳이 발을 담가 ‘안되니까 네거티브한다’는 인상을 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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