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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남편, 아내와 두번째 결혼식…"모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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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남편이 자신의 아내와 다시 결혼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리사(54)와 피터 마샬(56) 부부의 두 번째 결혼식을 보도했습니다.

2018년 조기 발생 알츠하이머(early onset Alzheimer) 진단을 받은 피터는 어느 날 TV 속 결혼식 장면을 보고 아내 리사에게 "우리도 결혼하자"고 깜짝 청혼을 했습니다.

다음날, 리사는 남편에게 전날 청혼했던 걸 물었으나 남편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첫번째 결혼식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리사는 20년간 지속돼온 그들의 사랑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결혼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리사는 "남편의 기억력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었다"며 "남편이 다시 청혼을 하자, 지금이야말로 결혼서약을 다시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들의 사랑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이웃사촌이던 이들은 각자 이혼 뒤 서로의 상처를 달래며 사랑을 키웠습니다. 서로의 자식들이 장성하기까지 기다렸고, 막내가 대학에 진학한 뒤인 2009년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채 10년도 되지 못해 2018년 피터에게 알츠하이머가 발병했습니다.

30~60대에서 나타나는 조기 발생 알츠하이머로 피터는 급속도로 기억력을 잃어갔고, 리사는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을 돌보는 데 헌신했습니다.

리사는 "절망적이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최선을 다했고 그날그날 집중했다"며 "'어떤 후회도 하지 말자'고 항상 되뇌었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두번째 결혼식은 웨딩 플래너인 리사의 딸이 돕고, 주변의 온정이 이어지며 6주만에 준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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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결혼식 모습.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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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가족과 친구들이 이들의 새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을 때, 리사의 딸은 의붓아버지에게 어머니의 손을 다시 넘겼습니다.

리사는 "마치 동화처럼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었다"며 "모두가 울었다. 그렇게 행복해 하는 피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피터는 리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곁에 있어줘 고맙다"는 그의 인사만은 여전히 생생하다고 리사는 덧붙였습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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