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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네이버 "이베이 인수전 불참"… 이마트가 단독인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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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베이 인수전 불참 공식화
'인수효과 크지 않아서' '경쟁당국 심사 문제' 추측
신세계 “네이버 참여, 선택지 중 하나였을 뿐”
한국일보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본입찰이 시작된 가운데 국내 온라인 쇼핑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7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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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행하게 됐다. 당초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맺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네이버가 인수 불참 의사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2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마트가 미국 이베이 본사와 세부사항을 조율 중인 가운데, 최종 협약을 앞두고 네이버가 발을 뺀 것이다.

이마트는 네이버의 인수전 불참에 대해 “애초 여러 인수 방안 중 하나였고 절대적 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신세계그룹은 공정위 기준 46조4,000억 원의 자산을 가진 기업”이라며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자산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고 있어 자금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를 3조5,0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베이 측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남긴 나머지 지분에 대한 인수가를 좀 더 높이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측은 이달 말 협약 체결을 목표로 이베이 본사와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네이버, 왜 빠졌나? “선택지 중 하나였을 뿐”


네이버와 이마트 측은 “매각 의사 철회가 아니라 고심 끝에 이제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측은 지난 16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식이 알려지자 “네이버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이마트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도 이튿날 “인수전 참여 여부나 방식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 같은 입장표명에도 네이버의 인수전 참여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건 지난 3월 신세계그룹과 2,500억 원 규모 지분교환을 했기 때문이다.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 1위 네이버와 오프라인 유통강자 신세계그룹이 손을 맞잡으면서 온·오프라인 커머스 생태계 변화에 이목이 쏠렸다.

네이버, 이베이 인수효과 크지 않다는 계산도


업계는 네이버가 계산기를 두드린 끝에 결국 실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가) 쿠팡과의 경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은 물류 네트워크와 신선식품, 해외 판매 네트워크인데, 이베이코리아는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커머스 업계 1위 네이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합병이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어 네이버가 발을 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기업결합 문제가 심각한 이슈였으면 애초부터 딜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인수전 불참과는 별개로 네이버와 신세계 간 협력은 이어간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분을 교환한 만큼 신세계와는 서로 시너지 내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 인수 후 국내 e커머스 시장 판도는?

한국일보

2020년 국내 e커머스 시장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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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인수전 불참으로 향후 국내 e커머스 판도 전망도 달라졌다. 이마트가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업계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당초 이마트가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 인수에 최종 성공하면 단숨에 쿠팡을 크게 앞서는 e커머스 업계 1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현재 e커머스 부문 시장점유율 1~3위는 네이버(17.4%)에 이어 쿠팡(12.4%), 이베이(11.2%) 순인데, SSG닷컴(2.4%)이 이베이를 등에 업으면 쿠팡을 앞선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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