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남은 임기 남북관계 궤도 올릴 것"…'운전자론' 재차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와 북ㆍ미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접견하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북ㆍ미관계 개선에 성공을 거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 개선과 북ㆍ미 대화가 선순환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요약되는 자신의 대북정책을 임기 말까지 지속할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10개월여의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난 5월 한ㆍ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최고의 회담이었다”며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와의 긴밀한 공조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협상 진전 노력을 지속해 주기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김 대표는 남북 간 의미있는 대화ㆍ관여ㆍ협력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재확인하며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문재인 대통령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김 대표는 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이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사진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G7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돋보였고, ‘미국이 돌아온 것’을 나를 포함해 세계 지도자들이 호평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 접견에 이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남북, 북ㆍ미 대화를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접견에 앞서 이인영 통일부장관과도 만났다. 이 장관은 “북한도 최근 과거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 대화 재개를 위해 나름 좋은 조건이 조성됐다”며 대북 대화 재개를 낙관했다. 특히 코로나·식량 등 민생분야 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방문, 기후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한국과 미국이 긴밀하게 협력하며 공동으로 추진해볼 과제”라고도 했다.

그러자 북한이 즉각 입장을 밝혔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 발언 관련 김여정 담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문 대통령과 성 김 대표의 접견 직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입장을 ‘흥미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를 들었다”며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화를 거부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성명에 대한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며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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