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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윤석열, 'X파일' 정면대응…"출처 불명 괴문서·명백한 불법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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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X파일' 논란에 대해 "공기관과 집권당이 개입해 작성했다면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전날까지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던 공식 입장을 뒤집고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윤 전 총장 측 이상록 대변인은 22일 취재진에게 "윤 전 총장의 입장에 대해 알려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서면 입장문에서 "저는 국민 앞에 나서는 데 거리낄 것이 없다"며 "(만약 있었다면) 지난 8년간 공격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 공작을 하지 말고 진실이라면 내용·근거·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 그래서 진실을 가리고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 사찰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보수 성향 장성철 정치평론가가 'X파일'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밝힌 뒤에도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나 논란이 지속될수록 유언비어가 양산될 수 있다고 보고 국면 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X파일 내용을 두고 근거 없는 의혹을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의견과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윤 전 총장 측이 방어해내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대립하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장모 최 모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원칙론'을 강조하면서 선을 그었다. 그는 "검찰 재직 때도 가족 사건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누구나 동등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고 가족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내 장모는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는 취지로 알려졌던 전언과도 거리를 둔 것이다. 이는 이날 한 언론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윤 전 총장 부인인 김 모씨와 장모가 모두 연루된 정황이 있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정용환)가 구체적 정황을 잡아 수사 중이라고 보도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다만 그는 의혹 내용과 별개로 의혹 제기의 배후에 대해 "최근 출처 불명의 괴문서에 연이어 검찰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정치 공작의 연장선상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최씨 측 변호인이자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손경식 변호사도 '검찰발 허위 기사' '저급한 정치 공작'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손 변호사는 "최씨는 주가 조작에 공모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공소시효도 넘긴 사안"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이날 '불법 사찰'을 언급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별도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이날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윤 전 총장 X파일에 대해 "저도 요약된 것을 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 국회토론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을 향해 "정치 세계에 조금 일찍 들어온 사람 입장에서, 또 유사한 경험을 많이 한 입장에서 조언을 드린다"면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의혹과 관심은 더 증폭된다.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과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제 경험상 있는 사실은 다 인정하고,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해서 정면으로 돌파해야지 절대 피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러 '박스권에 갇힌 것 아니냐'는 지적엔 "못 올라가기도 하지만 안 떨어지기도 한다는 점도 봐주시기 바란다"며 "결국 지지율은 바람과 같은 것이라 국민의 평가와 판단을 겸허하게 기다리면서 제가 맡은 일을 더 성실하게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지사의 국내외 지지자들을 아우르는 조직인 '공명포럼'이 이날 발족식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포럼에는 국내 17개 광역자치단체를 비롯해 총 30개국의 15만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상임 공동대표는 안민석·정성호·김윤덕 의원이, 공동대표는 김남국·문정복·민형배·박성준·이동주·홍정민 의원이 맡는다.

[정주원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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