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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단독] "강남큰손 필수, 3년 수익률 100%" 입소문…3조 공룡펀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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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2일 서울 소재 은행 창구에서 한 고객이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전자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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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금이 주식형 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순자산 3조원을 돌파한 초대형 펀드가 6년5개월 만에 등장했다.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는 3년 수익률 99%를 달성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올리며 강남 부유층과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재테크 필수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순자산 3조원대의 주식형 펀드는 2015년 1월 신영밸류고배당펀드 이후 처음이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의 순자산이 21일 기준으로 3조64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펀드 설정액에 수익까지 합산한 금액으로 펀드의 총 운용 규모를 의미한다. 자금 유입이 많거나 수익률이 높으면 순자산은 불어나는데,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는 높은 수익률로 뭉칫돈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한국 법인인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2월 1조원을 돌파했고 11개월 만인 올해 1월 2조원을 넘어섰다. 또한 3조원 달성까지는 불과 5개월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2%로 비교지수와 대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은 물론 코스피(12.8%), 나스닥(9.7%) 등 주요 국내외 지수와 비교해도 탁월하다. 연초 이후 21일까지 펀드 순유입액은 72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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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이 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8.7%), 애플(5.1%), 비자(4.4%), 구글(3.9%), 삼성전자(3.9%)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반면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와 미국 그래픽카드(GPU) 기업 엔비디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주식은 전량 매각했다.

이 펀드의 주된 투자자들은 강남 부유층과 젊은 직장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정 모씨(50대 후반)는 삼성증권 직원의 추천으로 최근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에 1억원을 투자했다. 4차 산업, 기술 혁신 등에 관심이 많았지만 해외 주식을 직접 골라 투자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펀드 투자로 방향을 잡았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1억원 이상 가입 고객은 대부분 강남구와 서초구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윤 모씨(40대 후반)는 2년 전부터 연금 계좌에서 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연금 계좌로 세액 공제도 받고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정근 신한금융투자 도곡금융센터 WM2 부지점장은 "장기 성장 테마에 투자하기 때문에 연금 계좌를 통한 젊은 직장인들의 투자 수요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일반 계좌로 이 펀드에 투자할 경우 양도차익에 15.4%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투자한 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3.3~5.5%로 세율이 크게 낮아진다. 중개형 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투자할 경우에도 계좌 내 다른 상품 투자 수익과 합쳐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익이 200만원을 넘어도 9.9% 분리과세가 되기 때문에 ISA 계좌를 통한 매수세 유입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피델리티 본사에서 한국인 매니저가 상품 출시 이후 지금까지 책임 운용역을 맡고 있다는 점도 펀드의 선풍적인 인기 비결로 꼽힌다. 한국과 홍콩 등에서 애널리스트 생활을 하다가 2011년 영국 피델리티에 합류한 손현호 매니저는 2013년부터 이 펀드의 모펀드(15조원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펀드는 거의 대부분 모펀드에 투자되는 재간접 구조로 포트폴리오는 당연히 모펀드와 일치한다. 한국에는 2015년 6월 출시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 펀드 매니저가 8년 동안 같은 펀드를 운용하면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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