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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구 3천만 중 560만 탈출…베네수엘라 난민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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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천명 육박, 주변국에 난민 390만명 체류

2016년 이후 경기침체에 정치혼란까지 난민사태


한겨레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는 이주 난민들이 콜롬비아 쪽 국경에 있는 타치라 강을 건너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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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난민 사태가 변곡점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구 3천만명의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2016년 이후 560만명이 나라를 떠난 상태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의 에두아르도 스테인 특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매일 1800~2000명 정도가 베네수엘라를 떠나고 있다고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변 국가들의 국경봉쇄로 줄어든 수치가 이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0만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국외에서 난민 지위도 없이 머물고 있다. 2019년 360만명이던 이주자 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30만명이 더 늘어났다. 대부분은 인근 남미 국가나 카리브해 섬나라들에 머물고 있다. 접경한 콜롬비아에서는 173만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체류하고 있다.

스테인 특사는 “원조자들의 피로” 현상이 난민 지원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주 캐나다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30여개국의 정부와 기구들은 베네수엘라 위기에 대응해 15억달러(1조6995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난민들은 시리아 난민 등에 비해, 국제적 관심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 데니 바하르는 <가디언>에 지난해 지원된 액수에 기초하면, 시리아 난민 1인당 3150달러(356만원)가 지원되는 반면에 베네수엘라 난민은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265달러(30만원)라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전세계 난민 규모에서 시리아 다음이다. 시리아 난민들은 부유한 유럽 국가들의 관심을 받지만 베네수엘라 난민들은 주변의 개발도상국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많은 베네수엘라 난민을 떠안고 있는 콜롬비아가 최근 비합법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에게 10년간의 체류 자격을 내주겠다고 발표해, 숨통을 열어줬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한 뒤인 2016년 경기침체로 소비자 물가가 800%나 폭등하는 경제난이 시작됐다. 그해 가뭄이 닥쳐,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이 나라의 전력 부족은 경제난을 더욱 악화시켰다. 정전과 조업 시간 단축이 일상화됐다.

2019년 4월 반마두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으나 실패했다.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이 대통령을 자처했고, 미국 등 60개국도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정치적 대결과 혼란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사회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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