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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찰, 쿠팡 물류센터 화재 최초 신고자·안전관리자 등 참고인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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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1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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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압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화재가 처음 발생한 시점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발화 시점을 확정한 뒤 논란이 된 스프링클러 작동 지연 여부 등을 추가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등이 참여한 수사팀은 최초 신고자와 안전관리자, 소방시설 관리자 등 쿠팡 관계자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제기된 주장과 의혹에 대해 다양한 진술을 들은 뒤 신빙성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우선 화재 직후 확보한 물류센터 지하 2층 폐쇄회로TV(CCTV)를 분석 중이다. 해당 CCTV에는 물품 창고의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이 담겼다.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지하 2층은 높이 10m의 3단 구조로, 선반 위쪽으로 선풍기를 꽂기 위한 전선이 여러 개가 지나는데 이중 한곳에서 불꽃이 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발화지점과 원인을 규명하는 수사에는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발화 시점이다. 창고 밖으로 새어 나오는 연기를 본 근무자가 처음 신고를 한 시간은 17일 오전 5시36분으로, 경찰은 CCTV에 불꽃이 이는 장면이 찍힌 정확한 시간을 확인 중이다. 이후에야 일부 현장 근무자들이 주장한 화재 신고 요청 묵살과 스프링클러의 작동 지연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화재 경보가 울린 지 20분이 지난 이후에야 대피방송을 내보냈다는 의혹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제기됐다. 자신을 쿠팡 근무자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보안 요원에게 불이 났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묵살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오전 5시10분쯤부터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평소 잦은 경보 오작동 때문에 계속 일했고 5시26분쯤 (퇴근하기 위해) 1층 입구로 향하는 길에 연기를 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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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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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자세한 화재 경위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는 현장 감식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물류센터 화재 현장의 잔불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지난 2월 소방당국의 소방시설 점검에서 277건의 결함을 지적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시설 등 종합정밀점검실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점검에서 지적된 결함은 고정 지지대 탈락 등 스프링클러 관련이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엄태준 이천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 측이 (화재 현장 인근의) 물고기 떼죽음과 농작물·건축물·양봉장 등의 광범위한 피해를 신속히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17일 발생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마장면 덕평1리 등 인근 마을 주민 수십명이 두통과 눈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진화과정에서 분진이 쏟아지며 농작물과 토양 오염 피해 등도 잇따랐다.

이천·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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