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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벨트 풀고, 모자 벗어주세요" 이물질 사용 검문 시작한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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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심판의 이물질 사용 검사를 위해 벨트 버클을 풀고, 모자를 벗은 제이콥 디그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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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 단속을 시작했다. 첫 날엔 아무도 적발되지 않았다.

미국 현지시각 월요일인 22일 MLB는 7경기가 열렸다. 가장 먼저 열린 경기는 뉴욕주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더블헤더 1차전. 메츠 선발 투수는 평균자책점 0.50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제이콥 디그롬이었다.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복귀한 디그롬은 1회 초를 깔끔하게 막았다. 그리고 공수교대 시간에 심판들로부터 검사를 받았다. 파인 타르를 포함한 이물질 사용 여부 조사가 시작된 뒤 첫 번째 사례였다. 심판은 디그롬의 글러브와 모자, 벨트까지 검사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근 파인 타르 문제가 심각해지자 경기 도중 검사를 하겠다는 공문을 구단에 보냈다. 특히 선발투수는 2회까지 검사가 가능하다. 디그롬 역시 5회에 한 차례 더 검사를 받았다. 5이닝 무실점하고 교체된 디그롬은 최근 30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0.50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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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의 글러브 안을 조사하는 심판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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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의 파인 타르 사용은 이미 암암리에 알려져 있었다. 한국이나 일본 공인구와 달리 미끄러운 롤링스사 공인구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쥐고, 회전수를 늘릴 수 있어 많은 투수들이 사용했다.

규칙상 투수는 로진(송진 가루)만 쓸 수 있다. 하지만 글러브나 모자챙 안쪽 등에 미리 발라뒀다 손으로 공에 묻힌다. 그립이 좋아 회전수가 늘고 제구도 잘 된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기쿠치 유세이(시애틀 매리너스) 등 MLB로 건너간 일본인 투수들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선크림, 탄산음료를 끓인 것, 끈끈이 등 파인 타르보다 더 성능이 좋은 물질들을 사용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는 익명의 선수 발언을 통해 "80~90% 선수가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사실상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공인구 교체 의혹과 맞물려 투고타저 현상이 극심해지자 시즌 도중 단속에 나섰다. 적발된 선수들은 곧바로 퇴장되고,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단속 첫 날엔 한 명의 투수도 적발되지 않았다.

MLB 내에선 시즌 도중 규칙 강화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선수들도 많다. 탬파베이 투수 타일러 글라스노는 "선크림을 땀과 섞어 사용했다. 그런데 공이 미끄러워 부상을 입었다"며 분노하기도 했다. 물론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게 옳다는 선수들도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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