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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무대응' 윤석열, 'X파일 때리기' 확산에 입장 선회…추가대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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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확대재생산·기정사실화로 '등판' 전 타격 우려한듯…"불법사찰" 역공도

이달 말 대권 공식화→민심투어→인재영입 '시간표' 대로 진행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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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네거티브 공세에 일절 대응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을 둘러싼 정치권 파장이 커지자 22일 돌연 입장을 선회했다.

'무대응' 원칙 기조를 이어갈 경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동시에 '기정사실화' 되면서 대권 도전을 선언하기도 전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보기'와 '전언정치'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X파일과 대변인 사퇴 등 악재가 잇따라 겹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상록 대변인을 통해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윤석열 X파일'에 대해 "출처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하지 말고 진실이라면 내용·근거·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며 "그래서 진실을 가리고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사찰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도 말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고 했다.

X파일을 '출처 불명 괴문서'로 규정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출처로 경찰·검찰 같은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 등을 의심하면서 '불법사찰'로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또 이날 자신의 장모 최모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최근 출처불명의 괴문서에 연이어 검찰 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건 정치공작의 연장선상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여당의 철저한 검증 요구와 야당의 입당 압박에 이어 야권 인사로부터 촉발된 X파일 논란에도 일정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변화한 것이다.

이 대변인은 뉴스1과 통화에서 입장 선회를 묻는 말에 "그대로 봐주시면 된다. 그전까지는 그런(무대응) 입장이었고, 지금은 이제 바뀐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저희가 추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 자신과 관련된 사건을 맡으며 언론 대응 역할을 해온 손경식 변호사(59·사법연수원 24기)와 이완규 변호사(60·23기)를 주축으로 네거티브 대응팀을 꾸리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캠프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 사무실이 공사중인 모습이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캠프 사무실은 이 빌딩을 포함해 여러곳을 놓고 조율중이라고 전했다. 2021.6.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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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은 지난 18일 야권 인사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촉발돼 나흘 새 정치권을 강타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켰다.

특히 국민의힘 입당 압박과 이동훈 전 대변인의 메시지 혼선에 이어 X파일 문제가 불거진 이튿날인 지난 20일 이 전 대변인이 대변인직을 돌연 사퇴하는 등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윤 전 총장의 위기 상황은 여론조사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33.9%로 1위를 지켰지만, 전주 대비 5.2%포인트(p) 후퇴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면 야권의 '대안주자'로 거명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은 4.5%의 지지율을 얻어 단숨에 상위 5위권에 진입했다. 윤 전 총장은 'X파일' 의혹 논란 영향으로 기세가 꺾인 반면, 최 감사원장은 '대권 도전' 기대감이 모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X파일에 대한 대응을 시작한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시간표대로 이르면 오는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후 예고한 대로 '민심투어'를 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결정하고, 정책 전문성을 채워줄 인재 영입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1일 정통관료 출신이자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한 칙박계 인사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캠프에 영입한 데 이어 이날 공보라인에 최지현 변호사(44·32기)를 임시 부대변인으로 선임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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